충북도 '청주공항 활성화' 日종교인 뒷바라지 논란
지난 22일 밤 11시 138명 입국, 곧바로 경기 가평行
관광協 일본관광객 120명 아웃바운드 '자존심 훼손'

충북도가 일본 통일교 신도들의 청주국제공항 입국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확인돼 향후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고 충북일보 임영훈·이주현기자가 보도했다.

도는 지난 4월 18~20일까지 일본 도쿄를 방문해 '오송 화장품·뷰티 세계박람회'와 충북 관광지를 테마로 한 관광세일즈 활동을 펼쳤다.

당시 일본 3개 여행사와 오송 뷰티박람회(5월 3∼26일)에 충북을 방문할 수 있는 관광상품을 판매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매월 1천여 명 이상의 일본 관광객이 충북을 방문하는 상품도 출시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럼에도 오송 화장품·뷰티박람회 기간 중 일본 관광객용 전세기가 청주공항에 취항한 사례는 단 1건도 없었다.

이런 가운데 4개월이 경과된 지난 22일 밤 11시 일본 나리타공항을 출발한 대한항공 전세기가 청주공항이 처음으로 도착했다.

도는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전세기에는 4박 5일 일정의 관광상품을 구매한 일본인 관광객 135명이 탑승했다고 밝혔다.

도는 이들 관광객이 세계 3대 광천수 중 하나로 꼽히는 초정약수터를 비롯해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이 간행된 흥덕사지 터 내 청주고인쇄박물관,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를 둘러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본보 취재진이 이날 밤 11시부터 청주공항에서 일본인 관광객 135명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이들은 지난 23일 오전 10시 경기도 가평군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열린 통일교 문선명 총재 1주기 추도식에 참석하려던 일본인 신도로 밝혀졌다.

세계 70여개국에서 입국한 통일교 신도 2만5천여명 중 일부가 청주공항을 통해 입국한 셈이다. 이들은 입국 후 곧바로 경기도 가평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23일 추도식 참석 후 24~25일 청주권 관광에 나섰고, 숙박은 24일 밤 단 하루에 불과했다.

도는 이를 위해 나리타에서 청주공항에 들어선 전세기가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는 복편 비행기 좌석을 채우기 위해 충북도관광협회를 통해 120명의 일본 관광객까지 모집했다.

통일교 신도들을 유치하기 위한 인 바운드(In bound) 대신 충북관광협회를 통한 아웃 바운드(Out-bound)를 제공한 꼴이다.

지역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정 종교를 활용해 청주공항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구상 자체가 걱정스럽다"며 "결국 지난 4월 일본에서 실시한 관광세일즈도 기업 및 한·일 관광객 교류가 아닌 특정 종교인 '뒷바라지'에 그쳤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통일교 신도들이 연간 20만 명 가량 입국하고 있어 국제선 정기 노선 취항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중국 일변도의 국제선을 일본까지 확대하기 위해 일부 논란을 감수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외북동 인근에 새 터전 마련하라"
청주테크노폴리스 사업원주민 배려없어 '불만' 이주대책 방안마련 요구

"동네 주민 대부분이 70~80대 어르신들인데, 이제 와서 어디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있겠습니까?"

청주테크노폴리스 사업이 대주단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자금 약정을 계기로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주대책을 요구하는 원주민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중부매일 유승훈기자가 보도했다.

"우리가 땅을 그냥 달라는 것도 아니고, 적정한 가격에 매입을 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바라는 것인데 법과 규정만 내세우는 청주시의 처사가 정말 야속합니다."

김일환(66) 청주테크노폴리스 원주민대책위원장은 "청주테크노폴리스 사업이 수년째 지지부진하면서 재산권 행사를 못해온 주민들의 속도 같이 타 들어간다"며 "원주민들이 같이 모여 살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위해 청주시의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청주테크노폴리스 사업을 추진하면서 원주민 108가구가 모여 살 수 있도록 송정동에 단독주택지역을 지정했지만, 노인들이 농사를 짓기에는 거리가 먼데다, 주변 여건이 맞지 않고, 불합리한 점이 많아 원주민이 많이 살고 있는 외북동(80여 가구) 인근에 새로운 집단주거지역을 지정해 달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외북동 바로 옆이 청주테크노폴리스 사업에서 제척되는 만큼, 원주민들의 새로운 터전이 될 수 있도록 청주시가 나서 주길 바란다"고 했다.

특히 주민들은 청주시가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보상 문제 해결을 위해 토지소유주의 50% 이상, 거주하는 주민 50% 이상의 동의를 받아 감정평가사를 선임하는 등 적극 협조하고 있는데도, 청주시가 원주민에 대한 배려 없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불만을 갖고 있다.

청주시가 원주민들이 살 수 있도록 토지를 보상해 주고, 집을 지어 살 수 있는 부지도 마련해 주는 등 법적 절차는 밟고 있지만, 고령의 주민들을 위해서, 해 줄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 주지는 않는다는 서운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감정 평가에 따라 보상을 받을 경우 같은 규모와 비슷한 조건의 토지를 매입할 수 있을 까 불안감과, 고령의 주민들이 마음의 고향을 떠나야 한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맞물려 착찹한 분위기다.

김 위원장은 "외북동 지역은 300~400년 전에 조성돼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마을인데, 이제 어쩔 수 없이 떠나야하는 상황이 됐다"며 "토지주 가운데 외지인들이나 직장인 또는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떠날 수 있지만, 농사를 짓는 고령자들은 어디 갈 데가 없는 것이 현실인 만큼, 이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촉구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 "'법과 규정에 의해 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지 말고, 이제라도 공무원들이 현장에 나와 주민들의 소리를 듣고 함께 방안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