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다음 달 6일 평가전의 상대로 낙점한 아이티는 북중미의 약체다.

아이티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74위로 한국(56위)보다 18계단이 낮다.

북중미축구연맹 회원국 중에서는 미국(19위), 멕시코(20위), 파나마(40위), 코스타리카(42위), 온두라스(43위) 등 5강과 상당한 전력 차가 있는 6위를 달리고 있다.

아이티는 1974년 서독 월드컵에 출전한 뒤로 지금까지 한 차례도 본선을 밟지 못했다. 내년 브라질 월드컵 예선에서도 일찌감치 탈락했다.

아이티는 북중미 최고의 축구 축제인 골드컵에서도 본선 진출을 장담하지 못하는 전력을 지니고 있다.

2011년 대회에서 예선 탈락의 고배를 들었으나 올해 7월에 열린 대회 본선에는 출전했다.

아이티는 조별리그에서 트리니다드토바고를 꺾었으나 온두라스, 엘살바도르에 패배해 조 최하위로 8강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아이티는 유럽 강호인 스페인, 이탈리아와의 올해 친선경기에서 선전해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아이티는 6월 9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세계랭킹 1위 스페인과의 친선경기에서 1-2로 석패했다.

세스크 파브레가스, 산티아고 카소를라에게 연속골을 맞아 0-2로 뒤지다가 후반 30분 윌데 게리에르가 만회골을 터뜨렸다.

이 경기는 대지진으로 무너진 아이티의 축구 인프라를 재건하기 위한 자선경기로 치러져 총력전과는 거리가 있었다.

입장료의 일부, 유니폼 판매 금액, 스페인의 대전료 일부가 구호기금으로 기부됐다.

스페인은 "약체와 경기한 적이 없어 대처법을 찾으려고 아이티와의 평가전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당시 스페인은 브라질 월드컵 본선의 예행연습 격인 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에서 세계랭킹 138위 타히티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었다.

아이티는 같은 달 12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평가전에서 2-2로 비기는 파란을 일으켰다.

전반 19초 만에 엠마누엘레 자케리니에게 선제골, 후반 31분에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그러나 아이티는 후반 40분과 추가시간에 올리시 소렐, 페게로 장 필리페가 연속골을 터뜨려 패배를 면했다.

체사레 프란델리 이탈리아 감독은 "시차 때문에 집중력을 잃었다"고 이변의 원인을 해명했다.

아이티의 주축 선수들 가운데는 프랑스, 그리스, 미국 등지의 프로 무대에서 활동하는 해외파가 소수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