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교육청의 초등학생 학력 수준 판별검사 시행을 둘러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와 학부모 단체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학력 검사의 찬반을 놓고 대립하던 양측의 갈등이 점차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13일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 등 3개 학부모 단체가 도교육청의 일부 정책에 반대하거나 비판의 목소리를 낸다는 이유로 전교조 충북지부 교사들에 대한 교단 추방을 운운하는 것은 협박이자 폭력”이라며 이들 단체에 사과를 요구했다. .

이 단체는 이날 논평을 통해 “도교육청으로부터 행·재정적 지원을 받는 학부모 단체가 학력수준 판별검사를 포함한 기초학력 보장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하라고 요구한 것은 도교육청의 관변단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학부모 단체 스스로가 학부모와 학교운영위원을 대변한다고 하면서도 도교육청의 각종 정책에 대해 한 번도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없고 오히려 건전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전교조 및 시민단체를 매도하고 공격하는 데 앞장서 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도내 초등학생들이 다른 지역 학생들보다 훨씬 더 많은 '시험폭탄'을 맞고 있음에도 학부모단체는 도교육청이 시험부담 경감이라는 국가시책에 반해 추가적인 일제고사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최소한의 비판적 성찰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특히 “학부모단체는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으면서 타 단체의 설문조사에 대해 신뢰성이 없는 통계를 동원한 반대를 위한 반대라며 문제 삼는 것은 비난할 자격도 없는 단체의 행태로 선후 경중을 가리지 못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앞서 학부모 단체들은 지난 12일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력수준 판별검사가 학생에게 엄청난 부담을 주는 것인 양 침소봉대하고, 신뢰성도 없는 통계를 동원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전교조 교사들은 교단을 떠나라”라고 요구했다.

학부모단체들은 “전교조 등 일부 단체가 자신들의 이념과 단체논리만을 위해 비교육적인 행태를 일삼으며 학생들을 볼모로 기초학력보장정책을 반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이들이 스스로 교단을 떠나지 않으면 교단에서 추방하는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학부모단체들은 “도교육청은 집단이기주의와 정치논리에 빠져 있는 일부 단체의 반대 목소리에 흔들리지 말고 학력수준판별검사를 포함한 기초학력보장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도내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학력수준 판별검사를 오는 12월 6일 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