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비즈니스벨트 기능지구 활성화 요구안에 대한 충청권 공조가 '와해' 위기에 처했다.

충남·북과 세종시가 미래창조과학부에 기능지구 활성화 요구안을 제출하기 이틀 앞선 13일 열릴 충청권 관·정 협의회 실무회의가 반쪽짜리에 그치게 됐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인사들과 같은 당 소속의 수장이 있는 시·도 간부들이 불참한 채 열릴 실무회의 결과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충북도는 거점·기능지구 동시 조성, 법·제도적 지원 체계 강화, 1조원대의 사업비 지원 등을 담은 요구안을 마련, 지난 7일 일찌감치 공청회를 열어 도민 의견을 수렴했다.

당시 토론·참석자들은 "요구안을 관철하려면 충북만이 아니라 충청권 전체의 공조·협력이 중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더욱이 대전시와 과학벨트 수정안을 합의한 미래부가 기능지구 육성 종합대책 시안을 이달 말까지 마련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이번 실무회의는 충청권 목소리를 한 데 모으는 기능을 할 것으로 관측됐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요구안을 관철하려면 충청권 공조 강화가 필수"라며 "이번 실무회의 때 3개 시·도가 마련한 요구안에 대한 대전시와 여당의 입장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각에서는 대전시가 거점지구 조성에 별다른 지장이 없는 한 3개 시·도의 요구안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체면치레에 그치더라도 공조 강화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그러나 대전시와 세종시, 여당 관계자들이 지난달 협의회 때처럼 회의에 불참하기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충청권 공조는 물 건너갔다는 우려가 짙다.

더욱이 충북도가 마련한 기능지구 활성화 요구안에 대한 새누리당 충북도당의 협조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충북도당의 한 관계자는 "충청권 공조 강화가 필요한 요구안이 마련됐다면 여야 설명회 등 정치권과의 협의를 사전에 거쳤어야 했는데, 충북도는 이 절차를 빠뜨렸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설령 실무회의가 아니라 시·도지사와 도당위원장들이 참석 대상인 충청권 관·정 협의회가 열린다고 해도 새누리당 인사들의 참석 여부는 불확실하다.

결국 3개 시·도가 요구안을 미래부에 제출하기 전에, 미래부가 기능지구 육성 종합대책 시안을 마련하는 이달 말 전에 충청권 공조를 끌어내기는 어려운 상황이 된 셈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실무회의 때 의견을 모으지 못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충남·세종시와 접촉하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