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과학벨트 기능지구 활성화 방안 마련 도민공청회'에 참석한 패널들이 정책방향과 추진과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충북도는 과학벨트 기능지구(청원군) 활성화에 필요한 1조1천113억원의 사업비를 정부에 요구하기로 했다.

정부는 기능지구로 지정된 세종시·천안시·청원군에 투입할 사업예산으로 3천40억원(평균 1천13억원)을 세워놓고 있다는 점에서 충북도는 이의 10배를 요구한 것이다.

충북도는 7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과학벨트 기능지구 활성화방안 요구안 마련 도민 공청회'를 열고 대정부 요구안을 공개했다.

도 건의사업 소요 예산은 △충북과학사업진흥원 설치 1천500억원 △국가산업단지 개발 및 사업시설 용지 조성 3천200억원 △연구단 배정 800억원 △응용사업화단 설치 2천400억원 △바이오 특화 국제연구소·대학 설치 330억원이다.

또 미래부가 애초 세워둔 과학벨트 펀드 조성 및 SB플라자 구축 등의 사업예산과 관련, 청원 기능지구에 2천880억원을 투입해 달라고 요청했다.

충북도에 따르면 과학사업진흥원은 청원 기능지구의 정책·사업을 총괄하는 전담 기구이다. 충북도는 기초연구성과의 응용사업화를 기획하고 외부연구단·응용사업화단을 유치·지원하는 기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 기구의 설치를 제안했다.

또 기능지구 내 300만㎡나 600만㎡ 부지를 의약·바이오, 전력에너지, 기능성 화장품 중심의 국가산업단지로 개발하고, 해외의 우수 연구인력을 유치할 수 있는 국제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하자는 의견도 내놨다.

연구소·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중간기술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바이오융합대학을 설치하고 기능지구별로 연구단을 최소 1개씩 배정해야 한다는 내용도 요구안에 포함시켰다.

충북도는 이외에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 기능지구의 명칭을 산업·사업화 지구로 바꾸고 과학벨트위원회에 3개 기능지구의 부단체장을 당연직 위원으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충북도는 이 요구안에 대한 주민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15일께 미래창조과학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어진 도민공청회에서는 1조원 이상의 사업예산을 요구하는 기능지구 활성화 방안을 정부가 수용하기 힘들 것이라며 현실적인 방안 마련을 요구하는 의견이 많았다.

이두영 충북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정부의 의지가 있으면 1조원 투자도 가능할 것"이라면서 "투자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충북만이 아니라 충청권 전체의 공조·협력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충북도가 마련한 요구안이 모두 성사될 확률이 과연 몇 퍼센트나 되겠느냐"며 "서류를 수백번 정부에 올려도 들어주는 것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 충북도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방법으로 투쟁해 요구안을 현실화할 것인지, 흔들리는 기능지구의 위상을 어떻게 바로 세울 것인지에 대한 대책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선 충북여성과학기술인협회 전 회장도 "재정적 지원을 담보하기 위해 과학벨트 특별법 개정이 시급하다"며 "기능지구 3곳이 밥그릇 싸움을 하기보다는 공조를 통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재길 도 경제통상국장은 "요구안이 얼마나 받아들여질지 우리도 걱정"이라며 "충청권 공조를 강화하고 역량을 결집해 최대한 많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