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천(美湖川)은 충북 음성군 음성읍 감우리 보현산 북쪽 계곡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옻샘에서 발원한다(한국지명총람). 길이 89.2Km, 하천면적 1,860.9K㎡인 이 미호천은 진천군, 청원군, 충남 연기군을 거쳐 남서류 하면서 백곡천·보광천·무심천·천수천·조천 등 지류를 합친 후 부강 서쪽에서 금강에 합류한다.

이같은 미호천이 내년 7월1일 출범하는 통합청주시 출범을 앞두고 ‘새청주’ 발전의 중심무대가 되어야 한다는 전제에서 갖가지 미호천권역 발전 구상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재)고려대기환경연구소 정용승(鄭用昇·전 교원대 교수) 소장이 지난 7월26일 청주시 용암동 소재 한국선사문화연구원에서 있은 중원포럼(이사장 이융조 박사) 제64회 월례회에서 발표한 ‘서청주 미호강과 과학벨트 개발 제안에 관한 연구’가 주목을 끌고 있다.

이날 전직 원로교수 등 중원포럼회원들의 활발한 토론을 유발한 정용승 소장의 제안 핵심은 다음과 같다. △미호천을 미호강(江)으로 개명 △황해권 문화발생지 중요 지역 하나인 통합청주시와 미호강을 미래적으로 개발 △미호강 강바닥을 15m 이상 준설, 강물이 상시 흐르게 하여 소형 댐을 3~4개 설치, 500ton 이상의 배가 다닐 수 있게 개발함으로써 통합청주시를 ‘세계적인 물의 도시’로 재탄생 △현재 개발 중인 오창 과학단지·옥산 산업단지·오송 생명과학단지를 성공리 개발, 연계시켜 미국 실리콘 벨리처럼 ‘미호과학벨트’로 개발 △강내면의 2개 대학에 연계하고, 미호과학벨트와 국가에 인적자원을 공급할 수 있도록 가칭 ‘청주종합과학대학’ 설립 △미호강 유역에 다수 전원마을 조성과 미호평야의 농지 최대한 영구 보전 △통합청주시에 30~50개의 시립·도립공원을 지정 및 건설하여 녹지 60% 이상인 녹색도시 개발 등이다.

정 소장의 제안 하나하나는 기발한 착상이면서도 당일 중원포럼 회원 간에 많은 찬반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미호천을 미호강으로 개명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심정적으로 찬성하는 의견이 많았으나, 오래전부터 통용되어온 하천 이름을 하루 아침에 바꾸는 일은 옛것 보존차원에서 삼가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미호강개발추진위원회’ 위원장이기도한 정 소장은 이에 대해 “미호천은 연간 강수량이 1.200mm 이상이고, 평균 강폭은 200m 이상인데다 500~1000m되는 곳도 있어 신탄진과 연기군 동면 합강리 부근의 금강 폭보다 넓는 등 미호천은 마땅히 미호강으로 개칭돼야한다”고 역설했다. 정 소장은 미호천이 강물·강 길이 등 여러 면에서 합천의 황강·밀양강·만경강·영산강·동진강·북한의 청천강 보다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관심 끈 미호강 승격안, 청주종합과학대학 건립 제안

정 소장은 또 “세종시 합강리~팔결교(청주공항 주변) 구간 30Km는 적어도 ‘미호강’이나 ‘북금강’으로, 신탄진~합강리 구간은 ‘남금강’이라고 불러야 합리적”이라고 주장하고 “청원군 강내면(江內面), 강외면(江外面)의 호칭은 여기서 유래한다”고 강조했다. 천(川)이 강(江)으로 승격되는 명확한 공적 기준이 모호한 현실(미국도 일정치 않다)에서 정 소장의 ‘미호강’ 주장은 크게 무리가 없다고 여겨져 주민들의 정서에도 부합된다 하겠다.

그러나 미호천 바닥 15m 준설과 댐건설, 배 운행 문제는 환경파괴와 소요예산 조달난 등의 이유로 강력한 반대론에 직면했다. 하천 바닥을 깊이 파 미호강을 만들고 소형 댐을 몇 개 조성, 관광선을 띄우자는 발상은 기발하기는 하나 환경파괴, 생태계 교란, 하천주변 관광자원 부족 등 면에서 쉽게 찬성할 수 없는 구상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리고 가칭 ‘청주종합과학대학’설립 제안은 인근 충북대, 충청대와 세종시에 들어설(MOU체결) 서울대(공공정책대학원), 카이스트, 고려대, 충남대, 공주대, 캐나다 명문사학 애미나타(그룹) 등을 감안해 볼 때 우수학생과 우수 교수요원 확보문제가 최대의 난제가 될 것으로 지적되어 그 실현 가능성을 우려케 했다. 이처럼 정 소장의 구상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기존 관념은 깨트리는 다양한 아이디어 발상과 그에 대한 담론의 장 전개는 미래 통합청주시와 미호천 권역 발전을 이롭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관이 함께 연구자들을 적극 격려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