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시 비하동에 조성 중인  유통업무설비지구 내 신축 중인 롯데마트 현장 부지 가운데 일부가 국공유지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청주시 비하동 유통 업무설비지구 내 롯데마트 신축 현장 부지 중 일부가 국 ·공유지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청주시와 청주시재래시장연합회 등에 따르면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서청주교 사거리 인근 부지 12만1천300여㎡에는 산업 자재지원 상가와 소매시장 지원 상가, 화물자동차정류장, 자동차 판매 및 전시시설, 물류단지, 자동차 관련시설 등이 입주해 유통업무설비지구로 조성된다.

하지만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이 롯데마트 신축 현장 부지 내 중간 지점에 농림수산부와 충북도, 청주시 등이 관리하는 국·공유재산이 산재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주시는 2009년 유통단지 사업승인 시 국·공유재산 사용에 대한 사전협의나 조건부 승인 등 아무런 조치 없이 공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충북도와 시는 정확한 법적 절차에 따른 확인과 검증 없이 공공시설물로 귀속되는 국· 공유지 중 일부 도로부지나 구거에 대해서만 업체 측과 무상귀속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롯데마트가 들어서는 중간에 산재돼 있는 국 · 공유지에 대한 사전 승인 절차나 공유재산 처리는 협의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특혜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공유재산인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620-44 2천894㎡를 위시해 구 하천과 구거인 땅이 여러 필지 산재돼 있다.

특히, 사업상 용도가 절대 변경 될 수 없는 행정재산으로 분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는 2009년 12월 사업승인을 내줘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이에 따라 국 · 공유재산의 무단사용과 훼손에 대한 법적 시비가 끊이질 않고 있다. ‘공유재산 관리법’이나 ‘국토 이용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할 때 행정재산은 절대 변경과 매매가 불가한 국가의 재산으로, 시효가 없는 영구 불멸의 국가 재산에 귀속하도록 돼 있다.

이와 같이 대형마트가 공사를 하려는 목적으로 현행법상 이 재산을 변경 하려면 용도폐기를 거쳐 잡종지로 변경, 반드시 청주시의회 의결을 거쳐야 하며 공유재산 제26조에 의해 공개 입찰 공고 후 낙찰을 선언하는 절차를 마땅히 이행해야 한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국토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해 공사관계자가 70%의 토지를 매입하면 공사를 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 지난 20일 열린 청주시의회 제306회 시의회 제2차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때 아닌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박상인 시의원은 이날 작심한 듯 한범덕 시장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그는 시정 질의를 통해 “흥덕구 비하동 유통단지 내에 시유지가 포함돼 있으나 청주시가 권리 행사는커녕 업체에 특혜를 주고 있다”며 “직무유기이자 직권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주시는 “개별법만 검토한 결과가 빚은 오해”라며 강한 어조로 “아무런 하자없이 추진 중"이라고 일축했다.

박 의원은 이날 ‘법과 원칙이 무시된 청주시정을 바로잡아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시정질의서에서 “지웰시티 앞 유통산업단지로 지정된 현장에 창고형 대형마트가 한창 공사 중인데 시유지 문제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행정재산 매각 등 사전(심의) 절차 후 시행했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이어 “청주시가 단지 내 10여 필지 4천580㎡ 규모 시유지에 대한 권리행사를 하지 않는 것은 업체에 특혜를 주는 것”이라며 “행정재산의 사용·수익을 허가하려면 용도폐지와 매각 등 절차를 선행해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한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어 “법률자문 결과 도시계획시설사업 대상 토지 내에 있는 국·공유지가 일반재산이 아닌 행정재산일 경우 더욱 엄격한 절차를 따라야 하고, 사업자는 별도의 권한을 확보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시는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한 시장은 “추진 업체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시행자 지정과 실시계획 인가를 받아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시유지는 시행자가 매입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 중이지만, 사업 기간내에 매입한다는 것을 이미 협의한 사항이어서 특혜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특혜 의혹과 위법 시비와 관련, 이동주 도시관리국장은 “사업구역 내 토지에 대해서는 기부채납, 매각, 무상귀속 등 사안별로 처리 방안을 협의 중”이라며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이라는 개별법만 적용해 시유지 문제를 따진다면 박 의원의 주장이 맞지만 전체용지와 사업 흐름, 성격을 놓고 판단하면 아무런 하자가 없는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도시계획시설 내(유통업무설비) 사업에 편입된 국·공유 재산 처리방안은 충북도와 해당업체 등과 이미 협의를 진행 중이고, 회신 공문도 받았다”며 “이미 협의가 진행된 만큼 매각할 땅은 매각하고 일부용지는 기부채납 처리하는 등 정상적으로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 청주시 비하동 롯데마트 신축 공사현장 근로자들은 일부 부지가 국공유지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지만 아무 것도 모른채 추위와 싸우고 있다.

이처럼 문제가 제기된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620-43·44·45·46 등 10필지 4천580㎡에 대한 해결 방안을 놓고 지역 법률전문가를 비롯해 건설업 관계자와 청주시의 입장 차이가 너무 커, 산적한 난제들이 어떻게 풀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공유재산법 제3장 제19조 1항에 따르면 행정재산은 대부, 매각, 교환, 양여, 신탁 또는 대물 변제나 출자의 목적으로 하지 못한다는 것이 법률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한 제6조의 공유재산 보호에 근거해 누구든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서 정하는 절차와 방법에 따르지 않고는 공유재산을 사용하거나 수익하지 못 한다 것이 건설업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입장이다.

종합건설사 한 관계자는 “이 행정재산을 처리하려면 공공용지를 용도 폐기해 잡종지로 바꿔 의회의 의결을 거쳐 일반재산으로 변경시켜 입찰 공고 후 공개입찰에 부쳐야 매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주시는 위법 논란과 관련, “국공유지에 대해 도로에 편입되는 무상귀속 건을 들어 아무 하자가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이 같은 시의 어처구니없는 탁상행정과 시행착오에 대해 청주시 재래시장연합회 회원들은 21일 비상대책회의를 갖고, 슈퍼마켓협동조합 및 한국주유소협회 충북지부 등과 조만간 비상회의를 열어 공동대응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명훈 청주시 재래시장상인연합회장은 “국·공유지는 개인이 한 필지라도 훼손하면 국법에 의해 엄히 처벌 받는 것이 상식인데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시가 입만 열면 적법 타령을 했지만 불법을 저질러놓고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볼 것이며 시의 답변 여부에 따라 향후 대응방향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