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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지(老冬至)에 축악(逐惡). 나눔을
김춘길  |  kck90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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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2.21  10: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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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춘길 주필 겸 대기자
올해 동지(冬至)를 맞았다. 한 해 24절기(節氣) 중 22번째인 동지는 태양이 적도(赤道) 이남 23.5도의 동지선(남회귀선) 곧 황경(黃經) 270도의 위치에 있을 때이다. 그래서 양력12월 22일이나 23일 무렵에 드는데 금년은 22일(음력11월28일)이 동지다. 우리민족은 농경위주의 생활 관계로 태양력인 동지에다 태음력을 잇대어 태음태양력으로 세시풍속을 형성시켜 의미를 부여해 왔다.

양력으로 동지가 음력 동짓달(11월) 초순에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中)동지, 그믐께 들면 노(老)동지라고 하는데 금년 동지는 22일에 들었으므로 노동지라고 하겠다. 동지의 별칭으로, 지일(至日). 아세(亞歲).수세(首歲). 원정동지(元正冬至). 작은설. 이장(履長). 호랑이 장가가는날 등이 있다.

동지는 일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따라서 동지를 기점으로 밤의 길이가 점차 짧아지기 시작하고, 낮의 길이가 조금씩 길어지므로 낮을 기준으로 본다면 이 날이 새해 첫날, 즉 설날이 된다. 그래서 민간에서는 동지를 ‘태양의 부활’이라는 의미에서 ‘작은설’ 또는 아세(亞歲)라고 했다. 전통적으로 “동지를 지내야 한 살 더 먹는다‘는 말은 그래서 생겨났다.

중국 주나라에서는 이날 생명력과 광명이 부활한다고 여겨 동지를 설로 삼았다. 당나라 역법서(曆法書)인 선명력(宣明曆)에도 동지를 역(曆)의 시작으로 보았다. 역경(易經)에도 복괘(復卦)에 해당하는11월을 자월(子月)이라 해서 일년의 시작으로 삼았다. 동지와 부활을 같은 의미를 지닌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역학(易學)은 음양(陰陽)의 상징의미를 다음과 같이 한다. 양(陽)은 붉은색·남쪽·남자·불·낮·태양·희망 등을 상징하고, 음(陰)은 검은색·북쪽·여자·물·밤·귀신·죽음 등을 상징한다. 특히 양의 상징인 붉은 색은 태양빛으로 음의 속성인 어둠을 몰아내고 악귀(惡鬼)를 물리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붉은 팥으로 죽을 쑤어 집안 구석구석에 뿌리고 온 가족이 먹는 세시풍속이 생겨났다.

동지에 온갖 악귀를 축출하는 염원을 표출할 필요성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선조들의 소망과 같이 지금도 각 가정에서는 동짓날에 팥죽을 먹고 축악귀(逐惡鬼)를 기원한다. 여기에 더하여 우리가 오늘 동지에 간절히 바라는 것은 가정과 사회의 평화와 질서를 깨트리는 범죄악귀, 경제를 어렵게 하고 어지럽히는 경제악귀, 정치를 망치는 파당·탐닉악귀 등의 축출이다. 그리고 묵은 빚과 온갖 때를 청산하고 새롭게 나는 기운의 조성이다.

인류평화를 산산 조각내고 참혹한 잿더미로 만드는 전쟁의 악귀도 몰아내야 한다. 요즘 한반도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서른도 되지 않은 김정은이 후계권좌에 안착하지 못하면 북한 내에서 예측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 한반도에 전운(戰雲)이 피어오를지도 모른다. 6.25전쟁의 참혹함을 겪었던 우리로서는 ‘김정일 사망사태’가 한반도의 전쟁비극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우방과 협력, 적절히 대처해야 할 것이다.

한편 불교계의 동짓날 나눔 미덕도 우리가 이어 가야할 덕목이다. 동짓날을 큰 불경일로 정해 어려운 이웃에게 팥죽 한 그릇을 나누고 불우한 이웃을 도와온 따스한 마음은 공동모금회 등 각 사회복지단체가 요즘 벌이고 있는 ‘사랑의 모금활동’에서 더욱 확산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동지가 가장 춥고 밤이 길은 절망의 날이 아니라 새 소망과 인정이 틈실하게 싹트는 희망의 날이 되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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