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 일선학교가 여름철 폭염에도 불구하고 전기료 때문에 냉방기를 가동하지 못한 이유가 밝혀졌다.

16일 충청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한전이 '진상역률제'를 시행하면서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아 도내 학교가 이같은 제도가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진상역률제'란 밤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전기를 사용하지 않지만 콘덴서가 작동되는 경우 역으로 전기요금을 부과하는 요금제로 지난해 4월부터 고압전력을 사용하는 사업체와 공장, 학교 등에 도입됐다.

이로 인해 청원의 한 고등학교는 매달 평균 30만원 가량의 전기료를 추가로 부담해왔다. 이 학교는 진상역률제로 추가 전기료 부담 사실을 1년이 넘도록 전혀 알지 못했다.

충북도교육청이 최근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진상역률제'로 도내 전체 학교에서 1년이 넘도록 1억 7천521만3천이 추가 전기료가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가 8천784만2천원, 중학교 5천72만4천원, 고등학교 3천664만7천원 등이 추가로 지출됐다. 진상역률요금이 많이 부과된 학교는 오송고, 산남고, 용암중 등이다.

도내 전체 464개 학교 가운데 현재까지도 진상역률 요금을 내고 있는 48개 학교를 포함해 전체 40% 가량인 178개 학교가 조사 전까지 제도 시행 자체를 알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학교당 30만원에서 50만원 정도의 차단장치만 설치했어도 절약할 수 있었던 추가 전기료라는 점에서 충북도교육청은 한전 측이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억울해 하고 있다.

일선 학교의 한 관계자는 "진상역률제라는 생소한 요금이 전기 요금 총액에 묶여 자동으로 빠져나갔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며 "전기료를 아끼려는 노력을 많이 했는데 매달 수 십만원의 추가 요금을 냈다는 사실에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한전의 홍보 부족으로 요금제 적용 학교들이 절약 방안을 찾지 못한 것 같다"며 "최근 실태를 파악한 뒤 각 학교에 즉각 차단장치 설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진상역률'은 학교별로 진행되는 주기적인 전기안전검사만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으나 학교측이 이를 소홀히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지난해 7월 감사관실 차원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책까지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 충북도교육청과 큰 차이를 보였다.

충북도교육청은 뒤늦게 일선 학교에 차단장치 설치를 지시했지만 막대한 예산이 불필요하게 지출된 후여서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