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계의 수장 이기용 교육감의 광폭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초 언론에서 도지사 출마가능성이 보도될 때만해도 반신반의했다. 그동안 지사출마설에 대해 손사래 치곤했다. 아직 내년 도지사 출마여부를 밝히지 않은 상태이다. 하지만 지금은 출마를 기정사실화 한 상태다. 얘기가 아닌 “팩트”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최근 각종 행사에 찾아다니고 있다. 주말은 물론 퇴근 후에도 ‘얼굴알리기’에 올인 하고 있다.

지사에 도전하려면 새누리당 공천이란 1차 관문을 넘어야 한다. 지금 상황으로는 내년 도지사 선거에서 이시종-이기용 매치가 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현재 지사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새누리당 후보 중 가장 경쟁력이 있는 후보이다. 최근 충청투데이 여론조사에서도 13%라는 지지를 얻었다. 출마표명을 하지 않았고 새누리당 후보도 아닌 상태에서 높은 지지율이다. 공식출마 선언을 할 경우 새누리당 지지도인 30-40%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인지도, 도덕성, 참신성 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보수성향으로 새누리당과 코드가 맞는 사람이다

이시종 도지사와 ‘불협화음’은 지난해부터 시작되었다. 지난해 말 무상급식 문제로 이시종지사와 대각을 세웠다. 내년 무상급식 배분을 놓고도 ‘기싸움’이 더 심해 질 게 불보듯 뻔하다.

앞서 충북적십자사 회장 선출 문제로 지난해 9월 충북도와 충북적십자와의 갈등 당시 이기용 교육감은 교육계인사를 대거 대동하고 회장 취임식에 참석했다. 지사로서는 서운한 게 당연하다. 차기 지사출마를 염두에 두고 대립각을 세웠다는 오해를 사고 있다. 이로인해 ‘정치적 위상’이 올라간 게 사실이다.

‘3선’ 이기용 교육감은 충북 교육계를 10년간 이끌어 왔다. 교육철학과 소신이 뚜렷한 교육가다. 어떤 자리에서도 유머감각과 말솜씨로 상대를 내 사람으로 만든다. 온화한 성품에 남을 배려하는 게 몸에 밴 사람이다. ‘軟性(연성)의 리더십'이 돋보이는 사람이다. 하지만 ROTC 장교 출신답게 업무추진과 의전 등에서는 엄격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부드러움과 카리스마를 겸한 사람이다. 신중한 언행과 매너, 훤칠한 키와 깔끔한 용모 덕분에 '영국 신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8년 차남 결혼식 때 청주가 아닌 사돈댁이 있는 창원에서 비밀리에 식을 올리는 등 자기 관리에도 철저하다.

사실 '모든 비리의 종착역은 학교'라는 말이 있다. 비리의 근원을 캐 나가다 보면 결국 마지막에 학교가 있다는 얘기다. 인사 청탁, 학부모 찬조금 비리, 각종 학교 자재 납품 비리 등 '비리 백화점'이란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충북도교육청은 기관 청렴도 평가 5년 연속 전국 우수 교육청 선정 등 성과를 거뒀다. 청렴을 실천한 교육자로 인정을 받은 셈이다.

민선 5기 3년동안 학업성취도 평가 4년 연속 전국최상위, 전국 소년체육대회 4년 연속 종합 3위을 달성했다. 하지만 학업성취도 평가 시행을 둘러싼 전교조 충북지부와의 끊임없는 갈등 빚어왔다. 그는 "일제고사로 학교 서열화가 우려된다"는 전교조 충북지부 등의 반대에도 기초학력 미달 학교 및 학력 신장 우수 학교에 대한 재정 지원 확대, '방과 후 거점 학교' 지정·운영 등을 밀어붙였다.

지사로서 스펙이 다소 부족한 게 흠

흠이라면 다소 나이가 많은 점, 지사로서 다소 스펙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고시나 국회의원 출신 같으면 중앙과 소통이 잘 되는데 그렇지 않다. 하지만 새누리당 후보이기에 문제가 없다는 긍정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그는 이시종지사와 청주고교 1년 선후배 사이다. 3년전 지사와 교육감으로 나란히 당선될 당시만 해도 서로 추켜세우며 ‘호형호제’했다. 하지만 이제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태다. 어제의 동지가 적이 된 셈이다. 정치세계의 냉혹한 현실을 말해 주고 있다. 이기용 교육감이 내년 지방선거에 도지사로 출마해 교육계의 전폭적이 지지를 받아 지사도전에 성공할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