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수정안' 논란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11일 충북도를 방문해 '과학벨트 기능지구 육성 방안'을 발표했으나, 실질적인 기능지구 활성화 방안 등 충북의 핵심요구 사항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1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도 관계자를 비롯해 학계, 전문가 등과 '과학벨트 기능지구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성광 미래부 미래선도연구실장은 "부지 문제로 거점지구 조성이 지연되면서 기능지구 사업도 지체됐다"며 "대전시와 양해각서(MOU) 체결로 거점지구 조성이 가시화되면서 기능지구 사업도 본격화 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능지구 예산 3040억원이 제대로 투자되도록 자자체 의견을 수렴해 수립, 추진하겠다"며 "연말에 내 놓을 예정이던 기능지구 활성화 대책을 앞당겨 8월말까지 시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학벨트 조성사업 추진계획이 발표된 2011년 5월 이후 2년 동안 기능지구 개념 정립과 기능지구 국가산업단지 조성, 사이트랩(연구단) 일부 배분 등 충북도가 요구한 사안들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간담회에서 충북지역 전문가들은 거점지구에 가려 기능지구가 제 역할을 못할 것이란 우려와 함께 각종 대안과 요구를 쏟아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강태재 상임고문은 "충북의 정서를 달래려면 '막대사탕'이라도 들고왔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대책이라고 내놓은 게 하나도 없다"고 비난했다.

안상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충북지역연합회장은 "대전이 중요한 것을 다 가져가면 충남·북과 세종시에서는 무엇을 하느냐는 얘기가 많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이우종 충북도 경제통상국장은 "정부가 과연 과학벨트를 끌고 갈 의지가 있는 것인지 신뢰에 의문이 든다"며 "정부는 당장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서부터 성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국장은 "기능지구 내 첨단기업 유치를 위한 과학벨트법이 개정되도록 정부가 나서야 하며 과학벨트 협의회에도 4개 시·도 자치단체장, 시·도 추천 인사들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충북발전연구원 정삼철 박사는 "내년 7월부터 통합 청주시가 출범하게 되면 현재 '청원군'으로 돼 있는 기능지구의 공간적 범위를 청주시로 확장해야 한다"며 "기능지구의 사업화를 돕기 위해선 기능지구별로 '응용화전문단지'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홍진태 충북대 산학융합지구원장도 "기능지구 추진협의회를 만들고 기초과학연구원(IBS) 사이트랩(연구단) 50개 가운데 적어도 1~2개는 기능지구로 배정해야 한다"면서 "전세계 비즈니스의 중심이 바이오(BIO) 분야로 옮겨지고 있고, 충북이 그 선도적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해 거점지구와 충북의 바이오밸리를 연계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미래부와 대전시는 지난 3일 과학벨트 거점지구의 기초과학연구원(IBS)을 엑스포과학공원에 짓고 대전 신동·둔곡지구를 산업용지로 개발하는 '과학벨트 수정계획'에 합의하고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 때문에 야당과 충북·충남 지방의회, 시민사회단체 등은 '제2의 세종시 수정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