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수정안이 현실화되면서 기능지구가 무용지물 될 위기를 맞자 충북도와 도의회, 시민단체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미래부와 대전시는 3일 오후 과학벨트 거점지구의 기초과학연구원(IBS)을 엑스포과학공원에 건립하고, 용지를 산업단지로 개발하는 '수정계획'에 합의했다.

미래부와 대전시가 합의한 핵심사항은 둔곡지구에 두기로 했던 기초과학연구원을 대덕특구로 옮겨 창조경제 전진기지로 구축한다는 것이다.

기초과학연구원이 대전 도심 쪽으로 옮겨가고 산업단지마저 거점지구에만 조성되면 청원군 일부지역이 담당할 기능지구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다. 정부가 기능지구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로 올해 400억원의 예산 계획을 세우고도 실제로는 63억원만 편성하는 등 생색내기용 예산만 지원하는 상황에서 충남·북과 세종시가 ‘들러리’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

충북도는 이날 발표문을 통해 "정부와 대전시만의 합의로 기초과학연구원 부지를 둔곡지구에서 엑스포과학공원으로 변경하는 등 과학벨트 근간을 흔드는 행위는 약속과 신뢰 문제로 세종·천안·청원 3개 기능지구 백지화는 물론 과학벨트 사업 전체의 축소·후퇴에 대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과학벨트 원안 추진을 촉구하며 거점지구는 물론 기능지구 활성화 문제까지 포함해 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의 전반적인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위해 충청권 공조체계를 복원해 4개 시도간 협의를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충북도의회도 "정부와 대전시가 '과학벨트 수정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수정안 검증과 충청권 동의 없이 짜놓은 각본대로 밀어붙이고 있어 향후 대전 과학벨트 거점지구를 빈 껍데기로, 충청권의 과학벨트 기능지구를 무용지물로 만들 게 자명하다"고 규탄했다.

도의회는 이어 "변경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부와 대전시는 수정 움직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 전반에 대해 정부와 충청권 4개 시·도가 처음부터 다시 논의해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북경실련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과학벨트 수정안 추진에 분노와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히고 "거점지구 계획변경 등 중대 사안은 충청권의 사전논의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국민적 공감대 속에 정당한 절차를 충실히 이행할 때 효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과학벨트 수정안은 거점지구 부지매입비를 부담하지 않으려는 정부와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사업, 롯데테마파크 유치사업 실패를 만회하려는 염홍철 시장의 정치적 의도가 만나 탄생한 것으로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고 밝히고 "수정 추진을 즉각 철회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또 "정부와 충청권 4개 시·도가 함께 모여 원점에서부터 다시 논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수정계획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충북 청원군 오송·오창은 2011년 5월 충남 천안시, 연기군(현 세종시)과 함께 과학벨트 기능지구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