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도 자체 평가를 놓고 충북도교육청과 전교조 충북지부 등이 또 다시 충돌했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3일 이기용 충북교육감이 방송국 대담에 출연 "초등 4~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대학에서 출제한 문제를 이용, 도 자체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당장 철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실시되고 있는 기초학력향상도 시스템(늘품이, 진단평가 미도달 학생들을 대상으로 3차에 걸쳐 평가와 보정지도를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초등학생들의 도달점 파악을 한다는 명분으로 4~6학년 전체 학생에 대해 도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라며 "왜 일제고사를 시행하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금 학교에서 정말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시험이 아니라 교육과정 정상화, 학생들의 인권이 존중되는 학교 교육이며 시험과잉, 예산낭비, 인권탄압, 학교서열화 등 문제만 야기하는 일제고사의 완전한 폐지"라며 "충청북도교육청은 학교 내부의 일제고사(지필총괄평가)도 폐지한 강원도교육청의 사례를 참고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충북교육발전소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전국적으로 일제고사의 반교육적 문제에 대한 인식이 있었기에 박근혜 정부에서조차 초등학교의 일제고사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고 실행하기에 이르렀는데 도교육감은 폐지된 초등학교의 일제고사를 부활하겠다는 발언을 하고 있다"며 "초등학교 일제고사가 폐지되면서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시험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전국적 흐름에 역행해 6학년 뿐 아니라 4·5학년까지 일제고사를 치르겠다는 발언을 공공연하게 한다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전교조 충북지부 등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도교육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학생에 대한 학력관리가 일제고사로 매도돼서는 안된다"며 "중학교 전국단위 학력평가 일정에 맞춰 도내 초등학교 4~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인 기초학력향상도 평가는 단위학교의 기초학력 맞춤형 지도의 참고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도교육청은 "기초학력향상도 평가자료는 학생 개개인의 학업성취 수준을 분석해 '교과별 부진학생 부진영역 지도' 참고와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정책 수립, 수업방법 개선 등에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기초학력향상도 평가결과는 단위학교에서 비공개로 자체 분석한 후 지도로 활용하고 내년도 기초학력향상 계획과 교육과정운영 계획에 반영하겠다"며 "학교가 학력관리 책임지도의 주체로서 학생과 학부모에게 신뢰와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