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꽉꽉 막히는데 매뉴얼만 고수
무심천 수위 평소 수준…청주시 하상도로 차량 통제
출근길 주변도로 주차장 방불…시민들 항의 빗발쳐

26일 오전 출근길. 충북 청주시 상당구와 흥덕구를 가로질러 흐르는 무심천 하상도로에는 평소와는 달리 차량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고 충청매일 남궁형진기자가 보도했다.

청주시가 전날 밤 비(21㎜)가 내리자 무심천 하상도로 1차선(3.6㎞)의 차량진출입을 차단하면서 인근 도로에서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문제는 이미 물이 빠져 평소와 같은 수위를 유지하고 있는데도 청주시는 자동차 출입을 통제한 것이다.

상당구 용암동과 석교동, 분평동 일대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방서교에서 하상도로로 진입하거나 금천동 헤리츠웨딩홀 부근 진입로까지 왔다가 되돌아가느라 큰 불편을 겪었다.

또 육거리와 무심동·서로 등으로 출근 차량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청주시내 주요도로와 이면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청주시에 대한 항의도 빗발쳤다.

그러나 청주시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8시 현재 45㎝로 40㎝ 이하(해제수위기준 50㎝)가 돼야 차량통제를 풀 수 있다고 고집했다.

무심천 수위가 평소 수위 아래로 낮아져 통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인데도 상당구청 건설과 담당자는 본청 지침이 있어야 차량통제를 풀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 했고, 시청 재난관리과는 무심천 하상도로 관리는 구청에서 통제하고 해제한다면서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

무심천은 청남교 수위가 50㎝ 이상으로 올라 갈 경우 차량을 통제하고 있는데, 이날 아침시간에는 침수현상이 없는데다 수위도 평소와 같이 확연히 낮아졌지만 차량진입을 막았다. 시민들의 출근길 편의를 고려했다면 무심천 하상도로 통제를 풀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매뉴얼만 고수하다 출근시간이 거의 끝날 무렵까지 도로를 막았다.

관련 부서는 컴퓨터 모니터로 무심천 수위를 확연히 알 수 있었지만 출근길 교통대란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시민들은 청주시들의 무심천 차량 통제에 대해 ‘무개념’이라며 비판했다.

청주시 용암동 K씨(33)는 “비만 조금 오면 하상도로를 막아 인근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한다”며 “공무원들이 통제실에서 뭘 보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상당구청 담당 직원은 “지난해 무심천 하상도로에 주차돼 있던 차량이 침수된 이후 기존 청남교 부근에 설치됐던 수량계 외에 추가로 6곳에 설치했다. 이에 따라 매뉴얼 수정에 필요한 실험을 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출근길 불편을 겪을 수 있는 상황에 차량통제를 풀었어야 했다”고 사과했다.

▶청주시의 무심천 통제 횟수는

청주시의 연간 무심천을 통제횟수는 40여 차례에 이른다. 올해 들어서는 4차례 통제를 했다. 무심천 통제는 많은 강수량으로 무심천 수위가 높아질 경우 운전자들이 멀리서도 무심천 수위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조금만 비가 내려도 무심천 진입을 막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시민들의 짜증도 늘고 있다.

▶무심천 통제 대안은 없는가

출근시간대에 무심천 통제는 불가피한 측면이 많지만 시가 SNS활용해 무심천 통제 사실을 알리고 그 대상자 수도 늘여야 한다. 또 하상도로 진입로 부근에 무심천 통제 사실을 알리는 LED전광판 등을 현재 숫자보다는 늘리거나 전광판도 눈에 보다 잘 띄도록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충북대병원의 '이상한 관급공사'
최저가낙찰제 방식 진행 6차례나 유찰
낙찰 일부업체, 공사비 계산 후 포기
건설업계 "적정 수준 가격산정 필요"

국립 충북대병원의 관급공사 입찰이 지역 건설업계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충북일보 김동민기자가 보도했다.

추정금액 5억 원짜리 소규모 공사를 총 6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최저가낙찰제 방식으로 입찰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응찰 업체가 4~5개사에 그칠 정도로 지역 건설업체의 참여가 저조했고, 일부 업체는 낙찰업체로 선정되고도 계약을 포기하기도 했다.

계약을 포기한 업체는 앞으로 충북대병원 입찰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부정당업체 제재'까지 감수하고 계약을 포기하기 일쑤였다.

이렇게 6번에 걸쳐 유찰되자, 충북대병원은 26일 긴급 입찰공고를 통해 같은 공사를 '적격심사제' 방식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은 채 적격심사제를 도입했다고 해서 건설업체들의 참여거부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고 있다.

'충북대병원 본관동 외래 주현관 캐노피설치 및 외벽 개·보수 공사'의 추정금액은 5억1천250만 원, 이 가운데 관급자재 등을 제외한 추정가격은 4억6천590만9천90원이다.

여기에 적격심사제 낙찰률 87.745%를 적용하면 건설업체가 받을 수 있는 낙찰금액은 3억9천만 원에 불과하다.

이 공사에 소요되는 시공비를 건설업체가 자체적으로 산정한 결과 5억 원 이상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 보다 1억1천만 원이나 적은 3억9천만 원에 공사를 하겠다고 나설 건설업체가 없어 보이는 대목이다.

문제는 무려 6번이나 유찰된 이력을 파악하지 못한 일부 건설업체가 입찰에 참여해 낙찰을 받고, 공사비를 산정한 뒤 또 다시 계약을 포기할 경우 '부정당업체 제재'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충북대병원은 추정가격 상향조정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 국가계약법 적용을 받는 기관의 경우 300억 원 이상의 중대형 공사에만 최적가낙찰제를 적용할 수 있다는 규정도 교묘하게 빠져 나가고 있다.

충북대병원 경리과의 한 관계자는 "자산 규모가 1천 억원이 되지 않는 공공기관의 경우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최저가낙찰제 적용 가이드라인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며 "건설업체 입장에서 볼때 다소 상식에서 벗어난 입찰로 볼 수 있지만, 예산절감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역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충북대병원 문제는 국가 또는 공공기관에서 제값을 주고 공사를 추진하지 않는 관행이 고착화된 대표적인 사례에 해당된다"며 "경리관 또는 상급기관 차원에서 이번 입찰을 당장 중단하고, 적정한 수준의 추정가격이 산정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