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정골은 지금 나비 축제 중이다. 몇 년 전에 함평 나비축제를 다녀온 적이 있다. 나비 축제장에 나비는 없고 온통 식물이며 먹거리가 축제장 강변에 줄지어 있어 씁쓰레한 웃음을 짓고 실망한 기억이 난다.

호정골 나비 축제는 인위적으로 기획된 것이 아닌 종묘회사에서 씨앗생산을 위해 계약재배을 의뢰해서 매년 이곳에 재배한다. 위탁 받은 농부도 정확한 씨앗 이름을 알지도 못하고 그냥 배추씨라는 정도만 알고 그 결실을 얻어 고스란히 종묘회사에 넘겨준다. 처음에는 포터에 씨앗을 키워 땅에 모종을 심는다. 씨앗을 받아야 하기에 밭에는 풀 하나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방만큼이나 깨끗하게 농사를 짓는다.

천 평 이상 되는 밭에는 유채꽃처럼 노오란 색의 꽃이 피어있는 모습은 장관이다. 이 꽃을 보고 어디에서 왔는지 나비가 벌떼처럼 날아오고 있다. 나비는 아마 꽃이 많이 피었을지라도 사람이 적게 모이는 곳에 나비가 많이 오나 보다.

이곳 호정골은 하루에 이 길로 다니는 농부 이외에는 몇 사람밖에 이 길을 다니지 않기에 더 많이 찾아온다. 아침 운동 할 때마다 만나는 나비의 유희와 군무는 눈과 귀를 이보다 즐겁게 하는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초등학교 입학하자마자 배운 "나비야!!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 오너라 ~~" 노래를 흥얼거리게 한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의 노래이지만 언제 불러도 언제 들어도 정겹고 나비처럼 창공을 자유롭게 날고 싶은 유혹과 소망을 가지게 한다.

나이트 형제가 천신만고 후에 끝없이 연구하고 실행을 다했기에 나비처럼 비행기를 발명하게되어 오늘의 세계가 한 가족의 시대를 만들어 놓았다. 이 세상의 어떤 것도 우연히, 저절로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무리 작은 것일지라도 무언가 새로운 것을 이루어내고, 타인보다 우뚝 선 자들은 각자 그들마다의 각고의 숨은 노력과 열정, 인내와 수고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브라질의 마리아 살레찌 박사와 윌마 후게리 두 사람이 쓴 '나를 변화 시키는 힘'의 저자 는 말한다. 부제로 붙인 '애벌레에서 나비까지'이다. 그 머리글을 들어보자.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고 그곳에 닿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 그것은 이마 고향으로 돌어가기를 원하는 영혼의 갈망일는지 모른다. /무한대의 세계에서 온 우리는 언젠가 다시 그곳으로 돌아간다. /하늘나라 시민인 우리는 단지 관광객의 신분으로 이 땅에 머물 뿐이다. /우리의 가슴은 항상 신을 향한 그리움에 젖어 있다. /영원의 안식처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굳은 믿음이 실행에 옮기려면 강하고 튼튼한 날개가 있어야 한다."

"애벌레는 번데기로 변신하는 과정을 거쳐 나비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그동안 꿈꾸어 왔던 비행에 성공한다. /우리도 그 애벌레처럼 번데기 속에 들어가 어려움과 고통을 견뎌내며 변신을 기다려야 한다. /고치 안에서 날개를 튼튼하게 키우면서 언젠가 우리가 이루어야 할 대망을 준비할 수 있다. /그것은 우리가 지닌 마지막 허물, 즉 육신을 탈피해서 창조주에게 돌아가는 비행이다."

그 비행의 목적지는 각자마다 꿈과 목표에 따라 다를지는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각자의 마음속에는 막 깨어나려는 나비 한 마리는 모두에게 있다.' 는 것이다.나비가 창공을 훨훨 비상하기 위해서는 애벌레에서 번데기로 변신하는 인내와 각고의 시간을 거쳐야 비로서 한 마리의 나비가 푸른 하늘을 날 수 있다. 오뉴월의 흰 나비 떼처럼 우리 모두도 한 마리의 나비가 되어 하늘을 비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