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지구 조합이나 추진위원회를 해산할 수 있는 근거 등을 담은 '청주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안'의 시의회 통과가 무산됐다.

청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는 24일 이 의안과 관련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계속 심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건은 오는 8월 임시회 때 다시 다뤄질 예정이다.

도시건설위 의원들은 이 조례안의 핵심인 자율 해산 정비예정구역 추진위원회에 대한 비용 보조를 놓고 여러 의견을 내놨다.

대다수는 추진위의 구체적 지출 내용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일부는 그동안 쓴 비용의 30%만 받고 추진위를 해산할 정비예정구역은 없을 것이라는 실효성 문제를 제기했다.

김영근 의원은 "청주시는 추진위원회 해산 때 그동안 사용한 비용의 30%를 보조할 수 있다고 했는데, 30%로는 추진위원회에서 출구 전략을 짜기가 부족하다. 비율을 5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조금을 주기 위해서는 추진위원회가 사용한 돈을 검증위원회에서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는 만큼 추진위도 자금 사용처를 확실하게 밝혀야 한다"며 "추진위에서 비용을 얼마나 썼는지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고, 공공성 강화를 위해 정비사업비와 추정분담금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확인하는데 시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최진현 의원 "비용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는 상위법의 모호한 근거를 가지고 여기서 결정하는 것은 세금 문제도 있고, (사업을 지속 추진하려는) 구역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도와 일선 시·군이 함께 70%까지 지원하는 경기도처럼 충북도가 선제 대응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춘배 청주시 단지조성과장은 "보조 비율을 조례에 언급한 곳은 경기도(70%)와 세종시(10%)뿐이고, 나머지 광역지자체는 비율을 언급한 곳이 없다"며 "50만 이상 대도시는 자체 조례를 제정할 수 있기 때문에 경기도를 제외하고는 청주가 처음으로 조례를 제정하려는 것이다"며 "재정적으로 충분하다면 100%를 지원하고 싶지만, 경기도 내 기초지자체의 보조비율이 35%이기 때문에 청주도 30%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조례안은 재개발지역 추진위원회나 조합설립에 동의한 토지 등 소유자들이 과반수 동의로 추진위(조합)를 해산할 수 있도록 했다. 추진위원회 해산 때 그동안 사용한 비용 30%를 시에서 보조할 수 있는 근거 규정도 담았다.

주민, 정비업체, 조합, 시공사 등 이해 당사자 간 유착, 불투명한 회계처리 등으로 말미암은 갈등 해소를 위해 공공관리제를 시행하는 방안도 담았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은 추진위원회(조합)에서 사용한 비용 보조와 관련, 승인이 취소되면 최소 사용 비용의 70%를 보조하도록 하는 등 추진위원회 승인 취소에 대한 주민의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조례안 보완을 요구해 왔다.

현재 재개발, 재건축, 주거환경개선, 도시환경정비 등 형태의 시내 25개 정비예정구역 가운데 조합 설립을 못하고 추진위만 구성한 곳은 모두 13곳이다.

이들 추진위는 그동안 총회 개최 등 명목으로 적게는 700만원, 많게는 31억원까지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