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3명이 숨진 충북 청주시 복대동 다가구주택 화재를 두고 경찰이 실화 또는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23일 청주 흥덕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3시48분경 청주시 복대동의 한 다가구주택 1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주택에 거주하던 전모씨(49)와 아들(4), 아내 김모씨(46·여)가 숨졌으며 투룸 39.6㎡가 전소돼 소방서 추산 752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은 2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정확한 화재 원인을 가리기 위해 현장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화재 발생 전 불이 난 집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렸고 화재 발생 시 폭발음이 들렸다는 이웃 주민의 진술을 토대로 처음엔 가스 폭발에 무게를 두고 조사했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한 집은 3개월여 전 가스가 끊긴데다 휴대용 가스레인지 사용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화재로 숨진 전 씨가 이전에도 아내와 다투고 집에 불을 지르려 했었다는 이웃주민의 진술을 확보, 방화 또는 실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또 화재 당시 전씨의 아내 김씨의 경우 거실 불길을 피해 안방 창문으로 탈출하려는 과정에서 이웃들을 향해 “살려달라”고 소리를 쳤으며, 방범창 때문에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경찰은 이런 정황에 비중을 두고 불이 최초로 났을 것으로 추정되는 거실 부분을 집중적으로 감식할 계획이다. 현장에 있는 화재 잔해 등도 확보해 인화성 물질이 있는지도 분석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집에 가스를 사용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화재 전 집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렸고 전 씨가 과거 방화를 시도하려 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방화 가능성 높다"며 "정확한 화재 원인은 현장 정밀감식을 통해 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