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 으뜸 장자(長者)단체인 대한노인회 충북연합회장이 교체돼 관가와 사회단체 등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임 전태식 회장이 임기 만료로 물러나고 김광홍 전 충북도 정무부지사가 지난 17일 대한노인회 제16대 충북연합회장 (이하 충북 노인회장)으로 취임한 것이다.

공직 재직 시부터 ‘마당발’ 평가를 받았던 김광홍 회장이 충북 노인단체를 이끌게 되자 노인단체의 위상 강화와 그 역할의 확대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 회장이 그간 충북도 정무부지사, 충북도립대 학장, 제천시장·충주시장과 충북장애인체육회 부회장, 사회복지법인 보람동산 이사장, 그리고 청주·청원통합추진공동위원장 직등을 원만히 수행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충북 노인회장으로서의 능력 발휘에도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후기노인(後期老人) 시대의 일원인 김 회장은 취임사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충북도내 65세 이상 22만여 노인을 대표하여 노인들의 복지증진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 각론적 추진 방향으로 △노인복지, 권익신장 시책의 건의와 실천촉구 △도시지역 노인, 중산층 이상 성공한 노인 회원 확충 △경로당 활성화를 통한 충북도의 9988행복 나누기 사업 성공적 추진 △노인 일자리 창출, 소외노인 도우미 사업 발굴, 노인건강 사업, 노인자원봉사사업의 확충 등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고령사회에서 ‘노인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밖에도 할 일이 태산 같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충북노인회의 ‘발전적 거듭나기’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점을 고언(苦言)하려 한다. 첫째는 충북 노인회(장)의 위상 및 역량 강화이다. 충북 노인회장이 지역사회에서 ‘장식적 의전적 존재’에서 벗어나 ‘장자(長者)로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헌신해야 할 것이다. 한 마디로 대우만 받으려는 노인회장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것이다.

둘째로, 노인들의 정신계도 사업에 힘을 써야 한다. 오늘의 노인세대가 전쟁과 보릿고개 등 난관을 극복하고 번영된 금일의 한국을 만들어낸 ‘뿌리로서의 주인공’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우리 노인들의 기존 생각과 삶의 자세가 급변하고 있는 시대상을 외면하면서 ‘자기 고집’을 부리는 행태는 마땅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젊은이들이 ‘노인=보수꼴통’으로 여기는 세태는 그런 시각을 갖는 젊은이들을 질책하기 앞서 노인들 스스로의 반성이 있도록 충북노인회가 앞장서 노인정신계도 사업을 폭넓게 펼쳤으면 한다.

정치적 좌표 확립, 정당·정치인을 계도해야

셋째는 충북노인회(장)의 ‘정치적 좌표’ 확립이다. 압력단체로서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의 ‘은퇴자 협회(AARP)’처럼 충북노인회를 포함한 대한노인회가 ‘정치적 무게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와 관련, 대한노인회, 대한은퇴자협회, 전국노인복지연합회가 지난해 4월3일 공동으로 행한 기자회견을 명심해야 한다. 이들 단체는 당일 성명서를 통해 “노인을 사회적 주체가 아닌 자신들의 당선에 필요한 ‘표(票)’로만 인식하고 철저히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새누리당은 노년층을 당연히 자신들의 정당을 지지해줄 것이라고 착각하는 ’집토끼‘로 치부하고, 민주통합당은 노년층을 어차피 버릴 카드로 인식하는 ’산토끼‘로 치부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3개 노인단체는 이어 “정치인들이 (선거 때마다) 표를 얻으려고 찾아오는 것을 단호히 거부 한다”고 선언하고 “이제부터는 더 이상 특정 정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지 않고 소속정당에 관계없이 진정성을 가진 후보에게 선별적으로 투표할 것”이라고 천명했었다. 단순히 정당의 이용물이 되지 않겠다는 노인 단체의 당연한 ‘자존(自尊)선언’이라 하겠다.

비록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을 받는다 해도 충북노인회는 뚜렷한 정치적 위상을 확립하여 노인들을 위한 정책을 관철시키면서 정당과 정치인을 지도, 편달하는 소임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도내 노인들의 대변자 및 사랑방 역할을 강화하고, 효(孝) 등 전통 도덕관념의 현대화와 우리민족의 건강을 담보해온 전통의술 및 자연약초 계몽사업 등에도 힘써주었으면 한다. 이런 관점에서 충북노인회가 인기리에 매년 실시하고 있는 고려수지침 강좌는 성공적인 사회복지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어 이의 확대 실시가 요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