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제세의원은 경기고 서울대, 국회의원 3선 등 스펙이 화려하다. 행정고시로 공무원에 입문해 대천과 온양시장, 인천행정부시장 등을 거친 정통 행정관료 출신이다.

그는 관운이 무척 좋은 편이다. '탄돌이‘ 3선의원이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여파로 인천부시장을 그만두고 곧 바로 국회의원으로 말을 갈아탔다.  그의 성향으론 야당보다는 여당에 어울리는 사람이다. 그래서 항상 정체성이 도마위에 오르곤 한다.

차분한 성격에 성실까지 더해 ’모범생 국회의원‘으로 정평이 나 있다. 국회본회의 지난해 23회, 올 19회 동안 한번도 빠지지 않은 ’개근 국회의원‘이다. 지난 6월초 19대 ‘우수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역구 관리도 잘하기로 소문나 있다. 특히 경로당을 자주 방문해 ‘경로당 국회의원’란 꼬리표가 붙었다.

그런 그가 취업청탁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지난 13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기용 교육감에게 인사 청탁을 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한 매체의 카메라에 잡혔다.

새누리당 충북도당은 14일 성명을 통해 "오 의원은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사죄하라"며 "지역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으로서 떳떳하고 책임감있게 행동하라"고 요구했다.

진보신당연대회의 충북도당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일은 도덕적 문제의식이 결여됐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역 주민에게 배신감과 상처를 안긴 오 의원은 스스로 정치적 책임을 지라"고 요구했다.

이같은 인사청탁 사례는 지난 12일 대정부 질문 도중 '한 여당 국회의원'의 휴대전화 문자에도 포착되었고 새누리당 김희정 의원도 지난 4월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지역구 인사의 아들 취업청탁으로 의심이 가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앞서 오의원은 새해벽두부터 회기중에 외유에 나서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당시 네티즌들은 "국회 복지위원장님, 이래도 됩니까 - 100兆 복지예산 격론중에…오제세 위원장은 예산안 통과 사흘전 출국"

"복지예산 놓고 씨름중에 민주통합당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예산 통과를 위한 본회의에도 참석하지 않고 외국으로 출국. 개 뼉따구 한개를 선물합니다"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올들어 2차례나 부적절한 처신으로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국회의원들의 취업청탁은 그동안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지역구 주민들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겠지만 소관 상임위 소속 기관들에 대해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청탁을 받아 청탁이나 압력을 행사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국회의원들이 힘이 있는 자리다보니 인사 청탁, 취업청탁, 사업허가 청탁 등 각종 청탁을 받게 되고 국회의원은 이 청탁을 실제로 정부기관이나 공기업 등에 다시 청탁을 하는 사례가 종종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부정청탁방지법’ 통과돼야

하지만 이른바 '김영란 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방지법'이 이르면 올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전망이어서 취업청탁을 비롯한 부정청탁이 사라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부정청탁방지법'은 공직자들이 대가성이나 직무 관련성 여부를 떠나 누구로부터도 금품을 수수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 공직사회가 한층 맑아질 전망이다.

워낙 취업이 어렵다보니 시쳇말로 최고의 뇌물은 '자녀의 취업보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 취업청탁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청탁을 받는 사람이 힘 있는 정치인이나 공직자, 언론인들도 예외가 아니겠지만 '부정청탁방지법'이 제정되면 부정한 청탁을 거절하거나 기피할 명분이 생긴다는 것이다.

특히 국회의원들의 경우 지역주민들의 부탁을 받아서 공무원들이나 공기업 또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민간 기업에 청탁을 하다가 그런 사실이 폭로될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으므로 청탁을 하는 사람도 줄어들고 청탁을 받는 사람도 거절할 명분이 생기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부정청탁이 아주 큰 폭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제세 의원이 이번 일로 마음에 성처를 받았다. 이제 구설수가 마지막이길 기대해 본다. 나아가 이번 일을 계기로 ‘부정청탁방지법’이 통과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