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속담에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고 했다. 이 말은 사람 사는 세상에서 변변치 않은 것이 격에 맞지 않게 얄궂고 망신스러운 행동을 함으로써 전체적인 품위나 품격을 떨어뜨림을 비유하고 있다 하겠다.

요즘 거국적(?)인 어물전의 꼴뚜기나 과일전의 모과는 누가 뭐래도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외교 길 수행과정에서 성추문을 빚어 해임된 전 청와대 대변인 윤아무개라는 데는 이론이 없다. 그런데 눈을 우리 지역으로 돌려보면 ‘충북의 어물전 꼴뚜기나 과일전의 모과’는 ‘청주시와 의회’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왜 그런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가. 그 이유는 청주시 집행부와 의회가 난형난제(難兄難弟) 격으로 비리와 추태를 보여 청주시민과 충북도민의 자존심을 해치고 있기 때문이다. 청주시 집행부는 직원들의 갖가지 비리가 연속극처럼 터져 나오고, 청주시 의회는 일부 의원들의 자질미달 행태가 마치 경쟁적으로 선보여 시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는 것이다.

먼저 집행부 측면의 청주시를 보자. 2011년 시청 공무원 8명이 토지보상 과정에서 지역 건설업자와 금전거래를 한 사실이 적발됐다. 그런가하면 모 사무관은 시민을 성추행하여 6급으로 강등됐다. 2012년에는 모 서기관이 뇌물로 의심되는 금품을 사무실 책상에 보관하고 있다가 적발돼 정직 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같은 공직비리를 뒤덮는 대형비리가 적발되어 청주시를 ‘비리 복마전’처럼 보이게 하고 있다.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경찰수사 결과 청주시 소속 모 6급 공무원이 2010년 청주시와 kT&G간에 이루어진 청주연초제조창 부지 매매 과정에서 협상 편의제공 대가로 KT&G 용역업체로부터 6억6천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 구속됐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 직원이 지난해 여직원 상습 성추행으로 강등 징계를 받기까지 했다. 경찰은 이 6급 공무원이 청주시 경제과장으로 재직할 당시 청주시 비하동 유통업무지구 조정과 대형유통업체 인허가 과정에서 비리를 저지른 정황을 포착,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 공무원에 대한 비리 수사로(그럴리야 없겠지만) ‘윗선 연결’ 사실이 드러날 경우 청주시는 회복불능의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통합청주시, 새로운 리더십과 자질 있는 의원 절실

이러다보니 지난해 11월26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전국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청주시는 59위를 했다. 제천시 19위·충주 44위 보다 훨씬 뒤떨어졌고,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1위를 차지한 증평군이 청주시를 부끄럽게 하고 있다. 충북도내 기초자치단체의 맏형격인 청주시가 아우 자차단체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청주시 집행부가 이러하다면 이를 감시 감독할 청주시 의회가 제구실을 해야 할 터인데도 대(對)집행부 견제기능이 무력한데다 자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병든 소 관련 의원, 음란동영상 전송 의원, 부의장 선출 파동, 의원 간 막말 공방 파문 등으로 청주시 의원들의 상당수가 자질미달이라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따라서 요즘 상당수 청주시민들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청주시 집행부와 청주시 의회를 ‘새물’로 물갈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특히 내년 통합청주시 집행부와 통합의회를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공직 기강을 강력히 실천해 갈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의 등장과 자질을 갖춘 통합시 의원을 선출해야 ‘100만 청주시’가 충북의 수도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청원군을 포함하는 청주시민은 비상한 결단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