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가 옛 연초제조창 매입 과정에서 발생한 뇌물수수 사건과 관련해 잔금 170억에 대한 지급유예를 검토하고 있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12일 시청브리핑룸에서 기자들을 만나 "경찰 발표는 KT&G가 가격을 부풀려 연초제조창을 팔았다는 얘기"라며 "전체 350억 원의 매입비 가운데 2015년까지 지급해야 할 잔금 170억 원 지급유예 결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한 시장은 이날 "담당 과장이 거액을 받는 과정에서 우리가 알 수 없는 기망행위가 있지 않았을까 해서 그 것이 밝혀질 때까지 지급을 유예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2010년 KT&G와 350억원에 연초제조창 매매 계약을 하고 2012년 계약금 10억원을 지급했다. 이후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85억원씩 잔금을 지급키로 했다. 시는 올해까지 180억원을 지급했고 170억원이 남은 상태다.

한 시장은 "350억원이 부풀려진 금액인지 내부적으로 점검을 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정황은 없다"며 "2006년 9월 작성된 KT&G 소유 부지 및 첨단산업단지(동부창고 부지) 교환 매입 추진 검토 보고서에서 나온 253억원은 탁상감정으로 나온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혹시라도 KT&G가 가격을 부풀린 사실이 밝혀진다면 고문변호사 등과 법률 검토를 거쳐 재계약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장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뇌물 상납설에 대해선 "당시는 취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며 “(나와 관련한) 억측이 나오는데 이는 근거 없는 마녀사냥"이라고 일축했다.

한 시장은 "내 명예를 걸고 그런 일은 없다"며 "중요한 것은 연초제조창을 비싸게 샀느냐는 문제를 확인하는 것이고, 개인 비리는 경찰에 맡기면 된다"고 강조했다.

뇌물 상납설과 윗선 연계설은 현재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이모(52) 전 기업지원과장이 KT&G 부동산계약대행업체인 N사로부터 받은 6억 6000만원을 사용하지 않고 보관해 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