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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의 마구잡이 해체를 우려한다홍득표 인하대 사범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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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2.20  11: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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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는 권위주의나 권위적이란 개념과는 구분된다. 권위란 일반적으로 정당한 권력이나 정당성을 갖춘 지배권 또는 정당한 영향력 등으로 이해하고 있다. 권위는 다른 말로 어떤 대상을 시험하거나 따지지 않고 기꺼이 수용하며 인정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권위의 원천은 지위, 재산, 명성, 전문지식 등 다양하다.

반면 권위주의란 권위를 앞세워 군림하거나 권위를 남용하는 등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권위주의는 완전하게 청산되어야 하지만 권위가 해체되는 것은 곤란하다.

권위주의 해체와 더불어 권위조차 무너지는 현상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대통령, 대법원장, 국회의원, 종교 지도자, 사회원로, 노인, 부모, 선생님의 권위가 말이 아니다. 국회, 법원, 공권력, 정당, 언론 등의 권위도 형편없이 추락하고 있다.
 
대통령이 국민의 존경을 받기는커녕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통령과 주변에 대하여 막말을 쏟아대는 나꼼수의 ‘가카’ 열풍이 대단하다. 현직 판사가 대통령의 뼛속을 들먹이는 욕까지 하고 나섰다. 어느 스님은 책에서 대통령을 국산 쥐로 표현했다. 대통령도 잘못하면 당연히 욕을 먹어야 하지만 국가원수에 대한 기본예의는 지켜야 할 것이다. 대통령을 능멸하는 것은 국가의 자존심과 관련이 있다.

국회나 국회의원의 권위는 말할 것도 없고 정당은 권위를 상실하여 여야가 위기를 맞고 있다. 대법원장의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 고치지 말라’는 경고도 도전받는 분위기다.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도 퇴진압력을 받은 적이 있다. 지하철 막말녀 사건도 있었다. 교권이 유린당하는 사례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제도권 언론의 권위가 추락하고 비제도권 언론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공권력의 권위가 추락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제복을 입은 경찰서장이 시위현장에서 폭행을 당했다. 충북에서 연말 경찰서로 인계되는 취객이 하루 80-90건이라고 하는데, 욕설·폭언 등 고성방가는 물론 구토와 대·소변 등의 추태를 부린다고 한다. 아무리 술에 취했다 하더라도 선진국 경찰서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권위가  인정받는  사회돼야

산업화·민주화·정보화가 진척되면서 우리사회는 모든 분야의 권위가 해체되는 과정을 밟고 있다. 분야별로 엄연하게 존재해야 하고 또한 존중되어야 할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대등주의가 팽배하고 있다. 위계질서를 무시하고 맞짱뜨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1차적 책임은 당사자들에게 있다고 볼 수 있다. 권위는 스스로 지키고 가꾸어야 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권위가 무시당하는 것은 도덕성이나 정당성에 커다란 흠집이 있거나 부실한 업적, 불공정한 영향력 행사,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행태 등등 수없이 많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산업화를 압축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 경제도약과 국민의식 변화가 불균형적으로 발전하여 성숙한 시민사회가 건설되지 않은데 원인이 있을 것이다. 민주주의의 핵심가치인 자유와 평등 개념을 혼돈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권위를 지키지 못하는 당사자들 책임 못지않게 사회적 책임도 있다. 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권위에 대한 마구잡이식 도전을 당사자들의 탓이라고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려고 하는지 걱정이다. 모든 권위를 조롱거리로 삼는 사회를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다. 권위의 무조건적 해체를 자유와 평등의 신장이라고 할 수도 없다. 권위는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권위가 정당성을 잃으면 사회질서를 유지할 수 없다. 권위가 묵살당하고 불응이 판치면 사회혼란은 증폭된다. 권위는 사회 존속에 필수적인 사회자본이다. 권위가 해체되는 현상은 선진사회 진입 과정에 겪는 진통이라고 볼 수 있지만 권위회복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상대방의 권위를 존중하고 신뢰하며 품위를 지킬 줄 아는 성숙한 시민사회가 건설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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