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학이 축제 때 연예인을 초청하는데 매년 수천만원씩 지출해 ‘연예인 판’으로 전락하고 있다.

6일 박성호 의원(새누리당, 교문위)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10개 주요 국립대 축제 비용 지출내역에 따르면 지난 3년동안(2010~2012) 충북대학이 축제 때 사용한 연예인 섭외 비용은 평균 4520만원으로 축제 총 비용 3억6094만2천원 중 가장 큰 비중(37.5%)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대의 총 축제비용 중 연예인 섭외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을 연도별로 보면 2010년 1억3천5백2만원 중 33.3%인 4천2백90만원, 2011년은 1억2천4백93만2천만원 중 44.0%인 5천5백만원, 2012년은 1억99만원 중 37.3%인 3천7백70만원이다.

특히 연예인 섭외 비용에 따른 무대 설치 등의 부대비용까지 더하면, 대학 축제가 연예인에 의존하는 경향이 심각하며, 정작 학생들의 공연 지원 금액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A학교의 경우, 연예인 섭외비(3,800만원), 무대 설치비(2,000만원) 등을 포함한 연예인 관련 공연에는 총 5,800만원을 지출한 반면, 동아리 공연 및 전시회에는 불과 450만원을 지출하는데 그쳤다.

총학생회 관계자들은 “축제 때 2~3일씩 휴강을 하는데, 집이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인 학생들은 이 기간 학교에 머물지 않고 집으로 가기도 한다”며 “인원을 모으는 것이 총학생회의 중요한 역할이 돼 버렸는데, 학생들을 끌어모으는 방법 중 하나가 연예인을 섭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대 총학생회는 지난 3월28일 유명 연예인을 초청했던 관례를 깨고 지역 어르신 180명을 초대해 국악과 무료공연을 하는 등 ‘착한 출범식’을 가졌다. 총학생회가 이런 형태의 ‘봉사활동’으로 출범하는 건 전국적으로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아낀 행사비로 독거노인과 어려운 이웃 250명에게 점심을 대접했다.

진재권 충북대 총학생회장은 “공연만 끝나면 빠져나가는 연예인 초청에 비판적인 의견이 많고 소통이 중요한 만큼, 오는 9월 축제 때도 수천만원을 들여 연예인 섭외를 하기보다는 학생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축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성호 의원은 “정작 대학 축제의 주인공이 되어야 할 학생들의 공연에는 인색하고, 연예인들에게만 거액을 주는 꼴”이라고 말하며 “학생들의 열정으로 가득해야 할 대학 축제가 연예인 축제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대학 고유의 문화인 동아리 공연은 썰렁하고, 연예인 무대나 주점만이 복잡거리는 것을 보면 씁쓸한 것이 사실”이라며 “건강하고 주체적인 대학 축제 문화를 위해 학생과 대학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작년 2012년도 한 해, 주요 국립대가 대학 축제 때 연예인 섭외 비용은 평균 4,800만원으로 축제 총 비용 1억 1,641만원 중 가장 큰 비중(41%)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대학 별로 보면 전북대가 9,300만원으로 전국 최고액을 차지했고, 제주대(8,800만원), 강원대(8,635만원), 서울대(4,035만원) 등으로 집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