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규용 전 장관은 관운이 무척 좋은 편이다. 그는 민선군수에 도전했다가 공천서 탈락 후 5년만에 장관으로 발탁됐다. 2011년 5.6 개각 때 10년만에 처음으로 농림수산식품부 내부 출신으로 장관에 오른 ‘정통 농정 관료’다. 2002년 농림부 차관시절 한·중 마늘파동이 확산되자 스스로 ‘희생양’을 자처해 옷을 벗었다. 9년 만에 ‘금의환향’한 셈이다. 장관 발탁에는 청주고와 고려대 동기인 MB정부시절 ‘왕수석’ 윤진식 의원의 도움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당시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쌀직불금 부당 수령, 농지원부허위 등재’ 등으로 농업주무장관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치적 영달을 앞세운 ’보은인사‘에 불과하다는 평을 받았다. 당시 민주당에서는 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고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그의 1년 9개월간 장관 평가는 분분하다. ‘돌직구 장관’과 ‘월화수목금금금’은 농림부 출입기자들이 그에게 붙여준 닉네임이다. 원칙과 신념을 ‘돌직구’로 지켜온데다 농정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는 신념으로 토요일·일요일없이 전국의 농정현장을 누볐다. 현장을 돌아다닌 거리는 지구 한 바퀴에 달할 정도다.

하지만 지난해 4월25일 새벽 그는 주미 한국대사관으로부터 캘리포니아 목장서 광우병 소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회상임위에서 “전혀 문제가 없다는데 왜 그 짓(검역중단)을 하느냐”고 해 사과하기도 했다. 심지어 광우병에 걸린 소의 살코기는 먹어도 된다고 해 호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식품 검역에는 후각검사에 이어 통상 관능검사가 있다고도 해 ‘광우병 블랙코미디’를 연출하기도 했다. 당시 미 쇠고기 냄새맡고 있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되자, 누리꾼들은 ‘장관님은 개코’라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나아가 그는 지난해 6월 모방송에 출연해 4대강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4대강 예찬에 빠진 청개구리 화법’이란 평을 받았다. 일부 언론에서는 ‘김관진-박재완-서규용 장관’을 ‘특공 3인조’로 표현했다.

그는 지난 8년동안 정치권을 기웃거렸다. 2006년 2월 한나라당 입당 후 청원군수 후보로 도전했지만 공천과정서 탈락했다. 이어 지난 18대 총선에서도 충북 청원군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당시 한나라당 후보공천을 받지 못해 출마를 포기한 적이 있다.

공직자로서 재산이 너무 많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재산공개 때 35억6779만원을 신고 했다. 국무위원 17명 중 1위를 차지했다. 국무위원 평균재산 17억2788만원의 2배이상 많은 액수다.

강한 성격이 장점이자 단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1월 6일 충북에서 농민들은 배제한 채 ‘한미FTA대책 설명회’를 개최하려다 농민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당시 김도경 도의원을 공무집행방해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내년 지방선거 도지사 도전 성공할까

그는 농림분야 차관, 장관을 거쳐 이제 마지막으로 충북도지사를 꿈꾸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후보로 ‘자의반 타의반’ 거론되고 있다. 장관 재직시 필요이상으로 충북을 방문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3월21일 ‘돌직구 장관 서규용 이야기’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충북도지사 출마를 염두해 두고 미리 출판기념을 가졌다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도지사에 도전하려면 우선 새누리당 공천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그가 충북도지사로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우 청주고교 동기인 이시종지사와의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어제의 동지가 적’이 되는 셈이다. 둘 다 능력이나 스펙에서 손색없는 인물이다. 서 전 장관은 30년 외길 농정에 대한 열정과 현장 경험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충북이 농촌인구가 많은 ‘농도’인 만큼 승산이 없지 않다. 하지만 선거에서 군수에 이어 국회의원 도전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그가 도지사에 성공할지는 두고 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