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중국 문화대혁명 때 마우쩌둥(毛澤東)은 부정적인 것을 보고 긍정적으로 개선할 때, 그 부정적인 것을 반면교사(反面敎師)라고 했다. 우리 국어사전은 극히 나쁜 면만을 가르쳐 주는 선생을 반면교사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런 반면교사가 각 가정과 사회는 물론 정치권과 공직계 그리고 경제계에서 불사조처럼 태어나고 있다. 그 공통적 반면교사는 성(性)범죄자들이다.

이같은 반면교사를 교훈적으로 거론할 때는 ‘다른 사람이나 사물의 부정적인 면에서 가르침을 얻으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부모가 자식에게 이웃 도박꾼의 패가망신을 반면교사로 삼으라고 한다거나, 지도층의 부패와 분열로 자유베트남이 공산 월맹한테 먹힌 사례 등을 우리의 국가수호 반면교사로 삼는다는 것은 다 그런 뜻이다.

요즘 한국사회에 반면교사가 끊임없이 출현하고 있는 것은 각 가정과 사회 여러 분야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증세의 발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정에서는 패륜행태가 속출하고 공직계와 정치권에서는 일일이 그 예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부정부패와 성(性)추문 사건 등이 꼬리를 물고 있어 개탄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연일 언론을 장악하며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하 윤창중)의 ‘성추문 사건’은 ‘2013년 전반기의 대표적 반면교사’라고 할 수 있다. 이 사건의 진상은 서로 주장이 달라 아직 명백히 밝혀진 상태는 아니지만, 윤창중의 반면교사 노릇은 톡톡히 수행되고 있다고 보여 진다. 그러면 이번 윤창중 성추문과 관련, 어떤 교훈을 간취할 수 있는가.

우선은, ‘검은 머리 가진 짐승은 은혜를 망각하고 배신하기 일쑤’라는 옛 어른의 가르침의 재확인이다. 윤창중은 박근혜 정부 출범 전 인수위 대변인 기용 때부터 야당은 물론 여권 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고집으로 선택을 받아 청와대 대변인까지 하게 됐다. 이런 박 대통령의 은혜를 망각하고 윤창중은 박 대통령의 첫 방미 외교활동 중 성 스캔들을 빚음으로써 박 대통령의 은혜를 원수로 갚은 셈이고, 한국의 위상에 먹칠을 하고 국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다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벼락감투’는 결국 그 감투를 쓴 사람을 죽이고 만다는 것이다. 벼락감투는 자격 없는 사람이 갑자기 얻은 벼슬을 농으로 일컫는 말인데, 그 벼락감투를 쓴 사람은 그 감투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압사(壓死) 당한다고 풍자된다. 양반이 득세하던 시절 돈 주고 감투를 샀던 상놈이 그 벼락감투 때문에 곤경에 처하게 됐다는 야화(野話)는 오늘에도 생명력을 잃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윤창중의 청와대 대변인이란 감투도 조선 왕조시대의 벼락감투와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따져볼 일이다.

벼락감투는 사람을 압사(壓死) 시킬 수 있다

그리고 주목해야 할 것은 남자들, 그 중에서도 특히 정치권이나 공직사회에 몸담고 있는 남성들에 대한 대(對)여성 몸가짐 경고다. 과거 한때는 영웅호색(英雄好色)을 당연시 하면서 남성 정치인의 ‘배꼽 아래 문제’는 거론해서는 안 된다‘는 이상한 호기(豪氣)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인식은 용납될 수 없는 시대다. 지도층 남성이 배꼽 아래는 물론 여성을 상대로 손을 잘못 놀리면 한 순간에 패가망신하는 게 요즘의 추세다. 윤창중 사건도 여성 인턴의 허리가 됐건 엉덩이가 됐건 간에 신체적 접속이 있었던 만큼 잘못된 몸가짐으로 인한 성추행 책임 추궁은 불가피 하다는 여론이다.

끝으로, 박근혜 정부가 윤창중 사건을 계기로 명심할 것은 국정 운영과정에서의 이상 신호를 제때에 포착, 신속히 대처를 하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마치 사람 몸이 가벼운 증상에서 견디기 힘든 증상까지 보이는 것은 인체에 이상이 있으므로 손을 보라는 신호인 것처럼, 박근혜 정부도 윤창중 성 스캔들이 발하고 있는 위기 신호에 철저히 대처해야 한다. 안 그러면 유사한 사건이 또 재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