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민행복기금’을 사칭한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달 24일 A씨는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캐피탈 심사팀 직원이라고 밝힌 상대방은 고금리 대출을 4.35%대의 저금리로 전환해주는 바꿔드림론으로 3500만원을 대출해 주겠다며 A씨를 꼬드겼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채무에 힘들어하던 A씨는 ‘어떻게 하면 되느냐’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상대방은 3개월분 통장 거래내역을 팩스로 보내줄 것을 요구해 왔다. 이어 ‘국민행복기금 신청 절차가 까다로우니 대신 해드리겠다’며 A씨의 공인인증서 아이디와 비밀번호, 금융기관 보안카드 번호 등을 알아냈다.

상대방은 "절차는 마무리 됐으니 심사 후 연락을 드리겠다"고 전화를 끊었고, A씨는 초조하게 기다렸지만 끝내 연락은 오지 않았다. A씨는 승인이 되지 않은 것으로만 생각했지만 이미 통장에 남아있던 999만원의 예금은 대포통장으로 이체된 뒤였다. 이처럼 정부차원의 신용회복 지원 프로그램인 ‘국민행복기금’ 등 금융상품을 사칭한 신종 대출사기가 고개를 들고 있다.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에서 발생한 대출사기는 모두 63건으로 피해액은 2억8500여만원에 달한다. 이중 절반이 훌쩍 넘는 46건이 청주와 충주, 제천 등 도시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발생했다. 대출사기 뿐만 아니라 보이스피싱도 지난달 16건이 발생, 1억6700여만원의 피해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대출사기의 공통점은 ‘채무자들의 관심이 높은 금융상품명 사칭’, ‘시중 금융기관과 유사명칭 사용’, ‘최저금리 강조’ 등 피해자들을 현혹시키는 수법이다.

대부분 피해자들은 나날이 교묘해지는 사기수법에 의심도 못한 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행복기금은 제1금융권과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실시하고 있다”며 “문자메시지나 전화로 이를 사칭하는 대출사기에 대해서는 반드시 은행에 확인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