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 주산지인 충북 영동과 옥천지역 감나무 가운데 절반가량이 지난 겨울 한파에 얼어 죽었다. 영동군청의 한 직원이 개화기가 다가오도록 새순이 돋지 않는 감 가로수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영동군 양강면에서 감 농사를 짓는 이상길(60) 씨는 얼마전 생명처럼 키워오던 감나무 400여 그루를 잘라냈다.

새봄이 되면서 새순이 나와야 하는데 지난 겨울 한파로 오랜동안 길러오던 감나무가 얼어죽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개화기가 다 되도록 새순이 돋지 않는 나무의 껍질을 벗겼더니 허옇게 곰팡이가 들어 얼어죽었다"며 "지난 30여년간 감 농사를 지으면서 새봄에 감나무를 직접 베어낸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인접한 옥천군 청산면에서 감 농사를 짓는 박육현(59)씨도 "유목은 물론이고 수십년된 성목도 살아남은 게 별로 없다"며 "폐농하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따라 곶감 주산지인 영동과 옥천지역 감나무가 지난 겨울 한파에 무더기로 얼어죽었기 때문에 올해는 곶감 맛보기가 어렵게 됐다.

영동·옥천군과 농민들에 따르면 감꽃 개화기가 다가오고 있으나 새순이 돋지않고 있어 대부분의 감나무가 얼어죽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겨울 비가 온 뒤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뿌리 주변이 그대로 얼어붙어 동해가 발생해 얼어죽은것으로 보인다.

영동감생산자연합회 강종희 회장은 "겨울 비가온 뒤 영하 15도 이상 내려가면서 추위에 약한 감나무가 동사를 했다”며 “특히 4월에도 눈이오는 이상기온으로 새순이 나와야할 감나무가 꽃눈까지 얼어 죽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감나무 가로수를 심어 지역 명물거리로 조성했던 영동지역 거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편 영동군 옥천군은 감나무 동사피해가 많아짐에 따라 이에대한 긴급 실태조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