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관기(官妓)를 창기(倡妓) 혹은 창기(娼妓), 여악(女樂)이라 부르기도 했다. 조선 태종, 세종 때 이 제도를 타파하여 풍속을 바로잡자는 논의가 일기도 했으나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다. 외방의 군사나 관원들이 객지에서 오래 혼자 생활하다보면 일반 부녀자를 겁탈 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까 두렵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조선왕조실록 태종조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1410년 10월 13일 태종이 경외(京外)의 창기(倡妓)를 없애라고 명하였으나, 일이 마침내 행해지지 않았다. 여러 신하가 모두 임금의 뜻을 맞추어 창기를 없애자고 청하였으나, 하윤(河崙)이 홀로 불가하다고 하니 태종이 웃고 그대로 따랐다”

관기는 관청의 소유로 지방 수령이나 순회 고관들의 수청기(守廳妓)로 삼았다. 또한 수모법(隨母法)에 따라 어머니가 관기면 딸도 대를 이었다. 어떤 기록을 보면 수령은 관기 모녀와 관계를 맺기도 하고 때로는 모녀가 번갈아 가면서 수청을 드는 어처구니없는 비윤리적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관기는 고을 수장의 필요에 따라 성상납의 공물이 되기도 했다. 조선 중엽 동주(東洲) 성제원과의 플라토닉 로망으로 회자되고 있는 청주 기생 춘절(春節)의 고사도 바로 성상납의 관례에서 비롯된 것. 청주목사가 친구인 동주에게 춘절을 딸려 보내 보은 속리산을 일주일동안 유람케 한 것이다.

조선 순조 때 성천기생 운초(雲楚) 김부용(金芙蓉)은 총명하고 시문에 뛰어났다. 당시 성천부사는 운초를 자신의 스승인 평양감사 김이양에게 바쳤다. 운초는 나이 든 김이양의 애첩이 되어 부귀영화를 누렸으며 성상납한 성천부사 또한 출세가도를 달렸다는 일화가 전한다.

조선시대 역원(驛院)에는 통과하는 관리들의 침방을 보살피는 관기들이 있었다. 그래서 곧잘 고을을 지나던 관리들과 염문을 뿌렸다. 청주 무심천가에 있던 정진원(情盡院)은 바로 관리와 하루 밤을 지낸 기생이 이를 잊지 못해 이별하면서 목숨을 끊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같은 비극의 설화는 영동에서도 채집되며 성상납에 따른 조선 여인들의 처연한 역사로 기록되고 있다.

고대 염정소설 옥단춘에서는 평양감사가 자신을 찾아온 친구에게 평양 제일의 기생인 옥단춘을 성상납하며 로맨스를 엮어나간다. 코믹한 고전 배비장전은 옹졸한 배비장을 제주목사가 골려주려 요염한 기생 애랑을 시켜 접근케 하여 미혹되게 한다는 내용이다.

성상납 풍속은 고대 북방 기마민족의 유풍이라고 한다. 화랑세기에 나오는 마복자(磨腹子)제도는 신라시대 성상납 풍속의 고전이라 하겠다. 마복자란 배를 문질러서 낳은 아이라는 뜻. 이 풍속은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자신의 임신한 아내를 바쳐 성관계를 맺도록 하는 것이다.

삼국유사에 기록되는 차득의 고사도 유명하다. 문무왕의 동생 차득(車得)이 나라사정을 살피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닐 때 무진주(지금의 전남 광주)에 도착했다. 그때 지방 관리 안길(安吉)의 집에 머물게 됐는데 그는 부인과 세 첩을 불러 차득과의 동침을 권한다. 여자들이 대부분 거절하는데 한 첩이 "당신이 나를 평생 버리지 않겠다면 응 하겠다"며 차득의 방으로 들어갔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하루 35만 여건의 윤락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대부분의 윤락은 성을 매개로 한 접대라는 것이다. 특히 요즈음의 윤락 행위는 법망을 피해 더 지능화하고 있으며 오피스텔 혹은 주택가로 확산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얼마 전 '별장 성접대' 게이트로 온 나라가 뒤숭숭하더니 청와대 전 대변인이 미국에서 성희롱사건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진실공방으로 온통 나라가 들끓고 있으며 언론마저 국정은 전혀 개의치 않고 이 보도에만 집중하는 것 같다. 성상납은 이권이나 비리의 고리가 있을 때 발생한다. 공직자들이나 지도층이 올바른 가치관을 지닐 때 근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