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농협이 농업진흥구역 안에서 편법으로 금융점포를 개설, 영업하다가 적발된데 이어 국·도·군비 지원을 받아 개설한 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편법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보은농협은 지난 해 12월24일 국비 9억7500만원, 도·군비 각각 3억6500만원, 자부담 7억3100만원 등 모두 24억3600만원을 투입해 690평 규모의 2층 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준공했다.

농산물산지유통센터는 농산물 산지유통 시설 확충을 위해 지역농산물의 상품성을 향상시키고 출하물량의 시장교섭력 강화와 가격경쟁력 제고를 통해 농가의 안정적인 생산기반 조성과 지역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역점적 사업이다.

이에 따라 보은농협이 건립한 농산물산지유통센터는 타인이나 영농법인에 임대나 편법 도급 등을 할수 없도록 돼 있다.

그러나 보은농협은 농산물산지유통센터 운영을 위해 보은에서 생산되는 열악한 농산물 수급환경 타개를 목적으로 경북지역 A모 영농조합 법인과 협약을 맺고 보은농협 원물 확보에 필요한 자금과 농협브랜드를 이용한 계통출하, 산지유통센터 시설을 제공하고 매출액의 3~5%를 경영수익으로 갖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현재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는 농협직원과 A영농조합 법인 소속의 사무직원 7명, 현장직원 등 3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현장직에 대한 급여는 A영농조합에서 지급하고 있다.

또 보은지역 농산물 출하물량 부족으로 현재는 외지 농산물을 구매해 선별, 포장 등의 작업 공정을 거쳐 일부는 A영농조합 법인 상표로, 일부는 보은농협 브랜드로 대형외식업체 등에 납품되고 있다.

이와 같은 보은농협의 합법을 가장한 편법운영은 당초 지역 농산물 산지유통시설 확충을 통한 경쟁력 향상이라는 보조금 지원 취지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다.

특히 A모 영농조합 법인이 농작물 수출·입업까지 하고 있어 자칫 농산물 원산지 표시 등의 문제발생 시 보은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브랜드에 대한 치명적인 타격과 함께 보은농협은 물론 조합원과 보은지역 농민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C모 조합원은 “현재 지역농산물 유통량은 미미한 수준인데도 타 지역 농산물을 수매해 보은에서 가공, 보은농협 브랜드를 이용하는 대가로 매출액의 3~5%를 받는 위험천만한 사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보은농협이 몇 년 전 보은대추의 원산지 위반으로 홍역을 치르고도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고 질타했다.

이에 보은농협 관계자는 “보은지역 농산물의 대량재배 면적이 적은 데도 불구하고 지난해는 보은지역 감자 220t 수매와 올해도 1024t을 수매해 판로 걱정없이 전량 판매가 가능하다”며 “양파의 경우 올해 작목반을 구성해 13만2천㎡(4만평)에서 800~1천t을 생산하는 등 점차 지역 생산품목과 유통량을 늘려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