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행정 '널뛰기'
역세권 개발·교향악단 지휘자 선정 등 갈팡질팡
경자청 정원배분 문제 또 불거져…'총체적 난국'

충북도 행정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춤을 추고 있다고 충청일보 김정호기자가 보도했다. 오송역세권개발면적 재확대, 도립교향악단 지휘자 재공모, 경제자유구역청 정원배분 논란 등 하루가 멀다하고 곳곳에서 문제점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면서 행정의 난맥상이 드러나고 있다. 이처럼 행정의 기본인 원칙과 신뢰가 무너지면서 후유증이 잇따르자 충북도 행정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민원에 백기든 오송역세권
오송역세권개발사업은 사실상 주민요구에 충북도가 백기를 들었다. 충북도와 오송역세권원주민대책위는 지난 2일 협상을 통해 지난해 12월 개발지역에서 제외된 97만4000㎡를 재지정하기로 했다. 경기침체 등의 이유로 지난해 12월 개발지구에서 제척한 것을 번복해 다시 포함시키기로 한 것이다.

지역 관가의 한 관계자는 "지구지정을 해제해 놓고 이제와서 다시 지정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위"라며 "앞으로 민원이 생기면 그럴때마다 도가 수용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도와 원주민대책위 합의에 따라 개발지구 재지정은 주민 70% 이상이 동의하면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재지정 후 1년 이내에 민간 사업자가 나서지 않으면 개발지구에서 해제하기로 했다.
 
개발방식도 현재 추진하는 사업지역과 달리 민영방식이다. 기존 사업지역은 청주시, 청원군이 자본금의 51%를 출자하는 반(半) 공영, 반 민영방식이다.

◇기본 무시한 도립교향악단 지휘자 선발
문화계에 엄청난 파문을 몰고 온 도립교향악단 지휘자 선발은 최소한의 기본을 지키지 않는 어처구니 없는 부실행정의 대표적인 본보기다.

공모절차에 있어서 후보자가 요구하는 자격조건을 갖췄는지 사전에 검증하는 것은 기본중의 기본이다.
그런데도 도는 무엇에 홀렸는지 이같은 'ABC'를 무시한 채 부적격자를 합격시키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충북도립교향악단 조례에는 예술감독 겸 지휘자는 '월∼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상근'하게 돼 있다. 이 때문에 지휘자로 선발된 이강희교수(한국교통대)와 같은 국립대 소속 교수가 지휘자로 근무하려면 휴직하거나 대학으로부터 겸직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한국교통대는 이 교수가 지휘자로 상근하면 학생수업에 차질이 우려되고, 자치단체 근무는 휴직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겸직과 휴직을 허가할 수 없다는 것을 도에 통보했다. 대학 측이 도립교향악단 지휘자 상근을 허가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도는 근무 자격도 갖추지 않은 교수를 지휘자로 내정한 꼴이 됐다. 문제는 이처럼 행정의 엄청난 '미스'가 생겼는데도 이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없이 상황수습에만 급급한 인상을 주고 있다.

◇노조 압박에 고민하는 충북도
수면아래로 접어드는 듯하던 경제자유구역청 문제가 정원배분 문제로 다시 시끄러워졌다. 충주시공무원노조는 25명의 순증가 정원중 3분의1인 8명 이상을 충주 몫으로 달라고 요구했고 청원군노조는 전체 정원 63명 가운데 절반을 배분해 달라고 도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쪽 노조는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전국공무원노조와 연대해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충북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전입 등의 조건을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자구역업무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일정 부분 이들의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어 도가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청내 일각에서는 지난 4월 말 인사시 경자구역청 인사를 한꺼번에 단행했으면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건설업 구조조정 태풍 매섭다…이번엔 전문건설업
충북 1000개사 실태조사…제대로 할 수 있나 의문
시·군 경제주도적 역할 지방선거 앞두고 회의

종합 건설업체에 이어 이달부터는 전문 건설업체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조사가 실시될 예정에 있어 지역 중소건설사들의 구조조정 태풍이 휘몰아치고 있다고 충청타임즈 남경훈기자가 보도했다.

특히 종합건설사 실태조사 업무를 충북도와 건설협회에 위임한 것과 달리 전문건설업체 실태조사와 행정처분 권한은 해당 기초단체 위임 사무여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이는 전문건설업의 경우 해당 시·군 지역 경제의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지방선거 출마예상자들과 직간접적인 관계가 많아 ‘법대로’ 처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 종합건설사 70~80개는 행정처분 예상

충북도는 종합건설사에 대한 실태조사를 끝내고 이달부터 청문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이 절차가 끝나면 곧바로 행정처분을 통해 영업정지나 등록취소 조치를 내릴 계획이다.

종합건설사는 도내 530개사 중 278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중 자본금 미달 79개사와 기술자 중복및 부족 등으로 80개사가 살태조사 사상 최대 규모의 부적격 업체로 적발됐다.

이로인해 이번 청문과 소명절차를 거쳐 충북에서는 적어도 70~80개사 가량이 영업정지 등의 행정조치를 받을 것으로 충북도는 예상하고 있다.

◇ 전문건설 충북 1000곳이나 대상

이달부터 8월까지 진행되는 전문건설업체 실태조사는 충북의 경우 전체 1830여개사 가운데 무려 1000여개사가 대상이 되고 있다.

3년 평균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거나, 3년마다 대상이 되는 주기적신고 업체, 신규나 새로운 면허취득업체 등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결국 전체 업체수의 60~70%가량이 이번 실태조사 대상이다.

건설업 등록기준에 따른 설립자본금과 기술자는 종합건설업은 △토목 7억원, 6명 △건축 5억원, 5명 △토건 12억원, 11명, 그리고 전문건설업은 △철콘 2억원, 2명 △토공 2억원, 2명 등이다.

특히 이번 조사는 전문건설업계 처음을 실시되는 전수조사라는 점에서 후유증 또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 전문건설 실태조사 제대로 할 수 있나?

도내 시·군은 전문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자본금 및 기술자 확보, 사무실 여부 등 실태를 조사한 뒤 법적 기준에 미달되는 업체에 대해서는 등록 말소, 영업 정지 등 행정처분을 해야 한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1년여 남겨 놓은 시점에서 1000개사에 달하는 전문건설업체 실태조사가 맞물리면서 지역마다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지자체마다 실태조사에 소극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부실 건설업체 퇴출을 목적으로 진행 중인 실태조사가 형식에 그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지역내 전문건설업체의 상당수는 선거 과정에서 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과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을 형성하고 있기에 허술한 실태조사가 불보듯하다는 게 관련 업계의 전망이다.

◇ 실태조사 후유증은?

좁은 지역사회내 밀착관계 뿐 아니라 각종 기준이나 공무원들의 전문지식 등도 문제다.

특히 자산을 자본금으로 인정하는 기준은 애매모호한데다가 관련 공무원들은 세무 및 회계 지식이 빈약해 향후 행정처분 결과에 대해 불복하는 대량 민원도 예상된다.

무엇보다 실태조사 과정에서 단체장에게 도움을 준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를 구분해 다른 잣대를 들이댈 경우 형평성 논란으로 번질 조짐이다.

이와 관련 전문건설업계는 “실태조사를 수행할만한 행정력이 가능한지 우려 스럽다”며 “종합건설은 협회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반해 전문건설은 대상 업체가 많아 협회 등에서 지원을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시·군청 담당공무원 한명이 수십에서 수백개 업체들의 실태조사는 사실상 힘들고 부실처리할 가능성도 높다”며 “도청에서 세무사 및 회계사를 위촉해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관련 공무원 교육을 통해 실태조사 투명성 확보는 물론 불필요한 잡음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꼬여만 가는’ 오송역세권
당초 사업지구 제외지역 재지정 움직임 청주시의회 사업 불만 … 시 참여 안갯속 “충북도 일방적 진행 … 시·군 부담 부당”

오송역세권 개발사업이 방향을 잡지 못하고 여전히 갈팡질팡이다고 충청투데이 심형식기자가 보도했다. 당초 사업지구에서 제외된 지역이 다시 지정될 움직임을 보이는 등 사업이 혼란을 빚고 있다 . 한편 사업의 한 축인 청주시의회는 오송역세권 개발 사업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해 험로를 예고했다.

충북도와 오송 역세권원주민대책위는 역세권개발사업에서 제외된 지역의 개발지구 재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재지정 추진 대상은 지난해 12월 개발지역에서 제외된 97만 4000㎡다.

도는 애초 KTX 오송역 일대 162만 3000㎡를 개발할 계획이었으나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민간자본 유치가 어렵다고 보고 개발면적을 64 만 9000㎡(KTX 오송역 등 14만8000㎡ 포함)로 축소했다.

개발지구 재지정은 주민 70% 이상이 동의하면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재지정 후 1년 이내에 민간 사업자가 나서지 않으면 개발지구에서 해제하기로 했다. 개발방식도 현재 추진하는 사업지역과 달리 민영방식이다. 사업지구 내 편입 토지 가운데 주거지역은 현금으로, 농경지는 개발 후 토지로 보상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그러나 도가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는 가운데 오송역세권개발계획을 수정한 것이어서 '주민 반발 무마용'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가 경기침체 때문에 민간사업자를 확보하기 어렵다며 50만 1000㎡에 대한 사업 포기까지 검토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개발 제외 지역 주민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사업 추진을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원주민대책위원회는 이날 개막한 오송 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 주변에 집회 신고를 하고 박람회 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해제지구 재지정문제와 함께 사업의 한 축인 청주시의회는 오송역세권 개발 사업에 대해 여전히 강한 불만을 표출해 험로를 예고했다.

지난 3일 열린 청주시의회 간담회에서 시의원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특히 충북도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청주시와 청원군에 부담을 떠넘기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황영호(새누리당) 의원은 “일방적으로 충북도에서 사업을 결정하고 기초자치단체에 참여를 요청하는게 계속되고 있다”며 “청주시에서 논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도에서 언론에 발표해 참여를 기정사실화 한 후 간담회를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황 의원은 또 청주시의회에서 부결된 경우에 대비한 충북도의 대안을 물은 후 “대안이나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의회에서 부결되면 사업이 어려워진다고 하는 것은 시의회에 대한 압박”이라고 지적했다.

김영근(민주통합당) 의원은 “청주시가 테크노폴리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읊謗ぜ선� 사업 참여 역시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금 5월인데 오는 12월까지 나머지 과정이 가능할지도 의문이고 시민사회단체 등과의 공론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이 청주시의회가 강한 불만을 표출함에 따라 오송역세권 개발사업에 청주시의 참여는 안갯속으로 빠지게 됐다.

일각에서는 청주테크노폴리스, 오송역세권 등 두 사업 모두 부결되면 이시종 충북도지사와 한범덕 청주시장에게 돌아 갈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민주당 도당 차원에서 당론을 모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