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안전망 너덜…근로자 아슬
찢긴채 방치·형식적 설치 등 충북지역 안전불감증 여전

최근 충북 지역 건설현장에서 허술한 안전 관리로 근로자들이 잇따라 숨지는 등 안전불감증이 여전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충청매일 남궁형진기자가 보도했다.

25일 오후 2시께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의 한 다세대 주택 건설현장.

오전에 내린 비 때문인지 현장에 일하는 인부들의 모습 대신 공사장 주변에 자재들만 보였다.

문제는 추락 등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한 안전그물망이 허술하기 짝이 없다는 점이다.

안전망은 군데군데 찢겨진 채 방치돼 있었고 두께 등도 얇아 사고 발생시 제대로 된 역할을 해줄지 의문이었다. 인근의 다른 공사장의 경우 근로자들이 안전모나 안전화, 안전고리 등의 장비 없이 건물 외부에 설치된 지지대에 의지한 채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이같은 건설현장의 허술한 안전 관리가 근로자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7시25분께 충북 괴산군의 한 대학교 증축공사현장에서 옹벽이 무너져 근로자 K씨(31)가 숨졌다.

경찰은 사고가 나기 전 옹벽 뒤 흙 메우기 작업을 했다는 공사 관계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압력을 이기지 못해 옹벽이 무너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옹벽 지지대 등 사고 예방을 위한 장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0일에도 청주시 상당구 율량동의 한 원룸 공사현장 4층에서 작업 중이던 Y씨(59)가 바닥으로 떨어져 숨졌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2월 25일부터 한달여 동안 전국 680개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해빙기 건설현장 감독’을 실시한 결과 94%에 달하는 639곳이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건설현장의 안전불감증은 심각한 상황이다.

충북에서도 24개 현장 중 19개소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2천6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고용노동부 청주지청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는 건설현장에서 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해야하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특히 이 같은 문제는 소규모 건설현장에서 두드러진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단속을 벌이고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 등을 벌이고 있지만 모든 현장을 확인하긴 어려운 점도 있고 종사자나 사업주 등의 인식도 아직 부족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혈세 몰래쓴 도청간부 겨우 감봉?
충북도 사무관, 성과관리금 남편업체에 몰아줘
타부서 수의계약만 수억원 … 솜방망이 처벌 논란

충북도의 한 환경담당 공무원이 2011년부터 2년간 부서에 지급된 성과관리금을 사적으로 쓰고 이같은 일로 인해 징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공무원으로서 자질 논란이 일고 있다고 충청투데이 조준영기자가 보도했다.

충북도 사무관인 K(59) 씨는 2011년 청풍명월21사업을 추진해 받은 성과관리금 5000만원을 모 환경단체에 넘겨 이 가운데 인쇄물이나 수첩, 머그잔 등 기념품 등을 제작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남편이 운영하는 인쇄업체에 4000여만원을 몰아 줬다. 이 환경단체도 성과관리금 일부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서의 성과를 평가해 지급되는 성과관리금은 개인용도로 사용하거나 민간이양 사업으로 사용할 수 없는 공적 자금이다.

이러한 사실이 지적되자 K사무관은 2012년에 받은 성과관리금을 해당 부서 직원의 워크샵에 사용했다. 하지만 1박2일 워크샵에 사용된 금액이 무려 4000여만원에 달한데다 2011년에 이어 또 다시 800만원 가량의 성과금을 자신의 남편이 운영하는 인쇄업체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도덕불감증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K사무관은 500만원 이상은 경리관과 집행관을 분리해 지출해야 함에도 이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도청내 타 부서와 2000만원 이하의 수의계약을 통해 자신의 남편에게 몰아 준 일감만도 수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청주시내 인쇄업체들 사이에서는 공무원이 ‘투잡’을 한다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K사무관은 이같은 비위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지만 충북도는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경력 등을 감안해 감봉 1개월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도청 안팎에서는 '솜방망이 처벌’. ‘제식구 감싸기’에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징계에 대해 한 공무원은 "부서 전체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한 공적금액을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사용했다"며 "그것도 지적을 받고도 재차 비위를 저질렀다는 것은 공무원의 자질은 물론 도덕성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징계에 대해 충북도청 감사관실 관계자는 "개인의 신상과 관련된 문제여서 사실을 확인해 줄 수는 없지만 공직자로서 더 엄격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