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테크노폴리스 조성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청주시의회는 19일 320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도시건설위원회에서 수정 처리한 ‘청주테크노폴리스 사업 의무부담 변경 동의안’을 최종 부결했다. 해당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의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되기는 아주 드문 일이다.

이 안건은 시가 자금 대출 이후 16개월 이내에 보상, 이주, 문화재 시·발굴 등 행정 절차를 완료하지 않으면 대주단에 손해 배상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의결 과정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본안 의결에 앞서 박상인 의원은 '본안은 PF 자금 실행에 대한 채무보증 동의안이 아닌 기간 초과 시 발생한 손해액의 배상 책임 동의안으로 대주단의 추가 요구 사항이 생기면 효력을 상실한다'는 내용을 추가한 수정 동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표결에 부쳐진 이 안건은 찬성 11표, 반대 13표로 부결됐다. 이에 박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수정안 부결에 유감을 표명하고 "기간 초과로 발생할 수 있는 청주시의 부담이 얼마인지 추계조차 되지 않은 상태에서 동의안 가결은 옳지 않다"며 "도시건설위를 통과한 본안 역시 부결시키고 심도 있는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본안이 가결된다면 청주시민에게 없어도 될 위험부담을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 의원직을 내놓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반면 이재길 도시건설위원장은 "상임위에서 최선을 다해 심의하고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안건인 만큼 정상적으로 의결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결국 본안 역시 표결에 부쳐졌고 찬성 11표, 반대 12표로 최종 부결됐다.

황영호 의원은 "나중에 해석상 다툼이 있을 수 있는 사안을 더 명확히 하자는 차원에서 동의안을 부결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의안이 부결되자 집행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동의안이 의회에서 정상적으로 가결되면 PF대출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모두 갖춰져 청주테크노폴리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청주시의 한 관계자는 "청주테크노폴리스 사업을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선이 탐탁지 않은 상황에서 동의안마저 부결돼 난감하다"며 "조만간 금융권과 재접촉해 적절한 대처 방안을 마련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청주테크노폴리스는 흥덕구 강서2동 일원에 민·관 합동 개발 방식으로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와 신영, 산업은행, 대우건설, 대보, 삼보종합건설, 선엔지니어링 등이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사업 주체들은 PF 대출 경색으로 자금난에 봉착하자 사업 면적을 326만3천87㎡에서 152만7천575㎡로 대폭 축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