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비하동 아파트관리동, 원아 30명, 인가 39명, 보증금 5000만원, 월 80만원, 권리금 1억4천만원’ ‘청주시 수곡동 다세대주택, 원아 18명, 인가 36명, 보증금 1000만원, 월100만원, 귄리금 9천만원’.

권리금만 원아 1인당 5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무상보육 확대 시행으로 지난 3월부터 2조원 이상의 정부 보조금이 민간 보육시장에 풀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어린이집이 매매시장에서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권리금이 붙은 채 매물로 나오고 있다.

17일 청주시에 따르면 어린이집이 민간 666곳, 가정 어린이집 392곳, 직장 10곳, 국·공립 42곳 등 1110곳으로 나타났다. 이중 매매 가능한 어린이집은 민간과 가정 등 1058곳이다.

이 가운데 대표자 명의가 바뀐 민간·가정 어린이집은 2009년 53건, 2010년 65건, 2011년 101건 등 해마다 대표자가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시에서는 올해 보육료 예산이 652억원(국비 60% 도비 20% 시비 20%)으로 어린이집에 1인당 22만원~39만4천원을 지원해오고 있다.

이에 따라 어린이집 매매 중개사이트에는 억대의 권리금이 붙은 매물을 심심찮게 볼 수 있으며, 어린이집 매매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공인중개사무소도 있을 만큼 거래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리금 액수를 결정하는 건 원생 수다. 입지조건이나 시설상태와 무관하게 권리금이 원아 수에 비례해 거래되고 있다. 원생 수에 따라 보조금을 받는 어린이집은 정원이 곧 돈이다.

청주시의 경우 권리금이 원아 13명은 5000만원선, 19명은 6000만원선, 30명은 1억원~1억4천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같은 어린이집의 과다한 권리금은 투자비용 증가로 이어져 급식·보육의 질을 저하시킨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고가 매물은 일명 ‘관리동 어린이집’이다. 아파트의 입주자 대표가 원장을 입찰로 선정하는 관리동 어린이집은 원생 충원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아파트 규모에 따라 억대의 권리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어린이집의 권리금은 원아 수에 따라 결정된다”면서 “특히 올해부터 지자체에서 영유아 어린이집에 지원함에 따라 권리금도 덩달아 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흥덕구 어린이집 원장 A씨(52)는 “많은 권리금을 주고 어린이집을 구입한 원장이 빨리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급식과 보육교사의 수준을 낮춘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털어놨다.

일각에선 어린이집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흥덕구 어린이집 원장인 B씨(48)는 “어린이집에 억대 권리금이 붙은 이유는 수요 증대와 함께 2010년 이후 새롭게 문을 열기가 어렵기 때문”이라며 “어린이집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해 현재의 독과점 형태를 해소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주시는 어린이집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청주시 어린이집 관계자는 “정부도 올 1월부터 신규 및 변경 인가의 경우 부채비율이 자산 대비 50%를 넘지 않도록 시설규정을 강화했다”면서 “올부터 가정양육비가 10만원에서 20만원까지 지급하는 바람에 민간 어린이집 수요가 10%는 원아가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