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무관 인사 충북 홀대론 '고개'
치안감 승진 거론 이세민 등 줄줄이 경찰대 발령 … 불만 목소리

충북 출신 이세민 경찰청 수사국 수사기획관과 임호선 교육정책관, 최경식 교통국장 등 경찰 고위 간부가 이번 경무관급 전보 인사에서 모두 경찰대학으로 발령된 것을 놓고 지역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중부매일 윤우현기자가 보도했다.

이세민 수사기획관은 경찰대학 학생생활지도부장으로, 임호선 교육정책관은 경찰대학 교수부장, 최경식 교통국장은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이에 따라 경찰대학에는 이금형 경찰대학장(치안정감)을 비롯해 이세민 부장, 임호선 부장, 최경식 소장 등 경무관급 이상 모든 보직을 충북 출신이 도맡게 됐다.

이에 대해 경찰 내부에서는 동향 출신의 고위 경찰 간부를 모두 특정 기관에 발령하는 경우도 매우 이례적인데다, 충북 출신인 전임 경찰청장과의 인연 등이 거론되며 충북지역 출신들이 홀대를 받은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특히 이 기획관과 최 국장은 충북 출신 고위 경찰 간부 중 핵심 보직을 수행하며, 지난 치안감 인사에서 승진까지 거론되는 등 지역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으나, 이번 인사에서 밀려나면서 실망감도 커지고 있다.

또 임호선 경무관은 김기용 전 경찰청장이 핵심적으로 추진했던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정책관으로서, 지역주민들이 거는 기대도 컸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인사권자의 고유 권한에 대해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지역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던 고위 간부들이 한꺼번에 밀려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흔들리는 제천 한우 ‘황초와우’
제천단양축협 가공식품 생산비리 적발 직격탄
혈세 20억원 투입… 신뢰 회복 상당기간 필요

충북 제천단양축협(축협)의 소고기 가공식품 생산 비리가 적발되면서 수십억원의 혈세를 들여 키워온 ‘황초와우’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고 충청매일 조태현기자가 보도했다.

황초와우(Hwang-Cho Wow)는 축협이 2005년 개발한 한우 브랜드로그동안 제천 한우와 소고기 가공식품 등의 상표로 사용됐다.

축협은 혈통 등록, 사료통일, 거세 등 황초와우 품질 유지를 위한 지침을 만들어 운영하고 이를 전산화하는 등 체계적인 고급육 생산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 왔다. 제천시도 적극 지원했다.

16일 제천시에 따르면 시는 황초와우 한우 브랜드 명품화 육성사업이라는 명목으로 매년 4억~5억원의 보조금을 축협을 통해 집행했다. 지난해까지 쓴 시 예산은 어림잡아도 20억원을 훨씬 웃돈다.

한우 사육 두수가 다른 지역에 비해 적은 실정이지만, 작지만 강한 한우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의지였다. 고급육 생산 농가 장려금 지급, 포장재 제작, 홍보 등에 매년 혈세를 투입했다.

그러나 축협이 판매 목적으로 유통기한이 지난 소고기를 보관하고 이를 가공해 한우 스테이크를 만든 사실이 경찰에 적발되면서 지난 7년여간 쌓아 온 ‘공든 탑’은 삽시간에 무너졌다.

제천경찰서는 지난 15일 조합장 장모씨(53) 등 이 조합 관계자 4명을 축산물 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장씨 등은 축협이 운영하는 제천시 왕암동 한방한우프라자의 소고기 재고 물량이 많아지자 유통업체와 짜고 냉장육인 한우를 냉동육으로 불법 전환하고 유통기한이 지난 소고기로 한우 스테이크를 제조해 판매하려 했다. 불법 전환된 냉동육과 불량 한우 스테이크가 황초와우 브랜드를 달고 시중에 유통된 것이 경찰 조사에서 확인되지는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황초와우를 포함한 제천산 축산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축협 대의원 A씨는 “그동안 쌓아 온 제천 한우의 이미지 추락은 어쩔 수 없을 것”이라며 “사건이 터진 뒤 소값 하락과 판로를 걱정하는 농가가 많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한 해에 5가지 이상의 황초와우 브랜드 강화사업을 해 왔지만 올해는 1가지 사업만 하기로 하고 예산을 절반으로 줄였다”면서 “제천 한우의 명예회복을 위해 축산단체 등과 대책을 숙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1천억 형제의 난’ 전말 궁금증 증폭
복잡한 가계도 살펴보니 ‘수상한 흐름’ 보인다
창업주 A회장, 청주 중심 3~4곳 창업
경영권 승계·대여금고 운용 등 의혹 시선
3남 회사, BBK 촉발 ‘한통의 편지’ 주도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청주의 유명 사업가로 꼽혔던 A회장(88)이 사망한 뒤 곧바로 1천억 원대의 ‘형제의 난’이 빚어지면서 그동안 베일에 쌓여 있던 A회장의 가족 구성원에 대한 궁금증이 지역 경제계를 중심으로 증폭되고 있다고 충북일보 김동민기자가 보도했다.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A회장은 1954년 청주시 상당구 우암동에서 섬유업체를 설립했다. 전쟁복구 과정에서 빚어진 물자부족 때문에 성업을 이뤘고, 청주산업단지가 조성되자 1974년 제1공단에 현대적 시설을 갖춘 합섬회사를 따로 설립했다.

이후 우암동 부지는 생산인력과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이 자리에 한 때 특급호텔 건립이 추진되기도 했지만 성사되지 못했고, 이어 매각이 성사된 후 청주상당경찰서와 상당구청이 들어섰다.

합섬회사는 1979년 청주방적㈜으로 사명이 변경됐고, 1982년 안정적 인력확보를 위한 산업체 부설학교까지 설립됐다.

이 회사는 이를 토대로 1970년대 산업화 대열의 선두에 서서 청주지역을 대표하는 섬유산업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2세 경영체제로 전환되면서 지역연고성이 약해지고 오랜 역사를 가진 향토업체라는 명성마저 사라지기 시작했다.

A회장은 또 1981년 투자금융 회사를 설립해 35%의 지분으로 회장을 맡았지만, 부실대출 사건에 휘말려 투옥을 경험했고, 1988년에는 전자회사를 설립했다. 이어 1999년 설립한 신용정보 회사 회장과 서울 소재 백화점을 창업하기도 했다.

A회장은 생존시 4명의 아들에게 각각 경영권 승계를 위해 회장과 사장 직책으로 공동 경영체계를 구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인 B은행의 '대여금고'에 예치된 CD(양도성예금증서)와 채권, 외화, 금과 귀금속 등 500억~1천억 원 가량이 재원(財源)이 정상적인 자금이 아닌 비자금일 수 있다는 설과 함께 자금 조성 일체를 A회장이 단독으로 처리했거나, 아니면 일부 자녀가 관여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복잡한 경영권과 대여금고 존재가 드러나면서 일부에서는 A회장의 얽키고 설킨 가계도(家系圖)가 '1천억 원대 형제의 난'을 초래했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A회장은 생존시 본처와 후처, 내연처와 내연녀 등 4명의 부인과 4남 3녀를 두고 있었고, 1남(모방)과 2남(백화점), 3남(신용정보), 4남(전자) 등으로 경영권 승계를 추진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백화점은 사실상 폐업했고, 모방회사도 지난해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4남의 전자회사만 현재 코스닥이 상장된 채 종업원이 2천 명을 넘고 연 매출 6천억 원을 기록하는 등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3남의 신용정보 회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 연관성이 제기됐던 BBK 주가조작 사건을 촉발시킨 '한통의 편지'를 주도했고, A회장의 장녀(65)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 논현동 사저 시절부터 부인 김윤옥 여사와 긴밀한 친분관계를 유지했던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지역 금융권 및 기업체 임원급 관계자들은 "A회장의 가족 구성원과 관련된 사항은 지역 내에 전혀 알려지지 않을 정도로 베일에 쌓여 있던 측면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재산권 분쟁이 시작된 것은 단순하게 세금문제에 그치지 않고, 자금 조성 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차남은 본보 전화통화에서 "아버지가 일궈 놓은 회사의 경영권을 차지하고, 일부 회사가 '빈껍데기'로 전락한 과정을 보면 여러가지 수상한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며 "이번 대여금고 사건을 계기로 아버지 재산이 증여 또는 상속된 과정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