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가 추진하는 청주테크노폴리스 조성 사업을 위해 청주시의 의무부담을 늘리는 내용의 동의안이 청주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청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는 16일 오전 10시 제320회 임시회 제1차 도시건설위원회를 열고 청주시가 제출한 '청주테크노폴리스 조성 사업 의무부담 변경 동의안'을 심사했다. 그러나 이날 상임위에서 3시30여분 논의 끝에 결국 심사가 보류됐다.

의무부담 변경 동의안은 산업은행 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참여할 대주단이 2011년 12월 산업용지 책임분양에 이어 시에 추가로 요구한 대출 조건이다.

변경 동의안은 3100억원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 대출 이후 16개월 이내에 시가 보상, 이주, 문화재 시·발굴 등 행정절차를 완료하지 못하면 손해배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재일 청주시 건설사업본부장은 “토지보상에 최대 9개월이 소요되지만 토지보상이 70% 가량 이루어지면 문화재 시굴과 발굴조사를 시작할 수 있다”며 “조사기간도 발굴팀을 여러 팀으로 투입하면 단축할 수 있어 16개월 내에 충분히 착공할 수 있다”고 동의안 통과를 요청했다.

하지만 도시건설위원회 의원들은 심사과정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정우철 의원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실행을 위해 동의안을 수용해야 하지만 심사숙고해야 한다”며 대출금리, 기간, 이자율 등을 꼼꼼하게 따졌다.

최진현 의원은 “청주의 미래 먹을거리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동의안에 동의해야 한다는 의견과 심지어 노예계약이라는 말까지 들으며 해야 하느냐는 의견이 엇갈린다”며 “손해배상이라는 표현 말고 시가 부담을 덜 갖는 표현은 없느냐”고 물었다.

이관우 의원은 “PF 자금 3100억원에 대한 대출취급수수료 등이 71억원이며 대출 이율도 6.2%로 부담이 너무 크다”며 “취급수수료는 대주단이 부담해야 하고 이율도 한국은행 기준금리(2.75%)에 2% 정도를 더해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기동 의원은 “의회에서 동의안이 통과되면 더는 요구사항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한다고 단연코 말할 수 있느냐”며 “추가 조건이 더 있으면 없던 일로 하는 것으로 인지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김영근 의원은 “동의안은 청주시가 대주단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손해배상 대상에 차주(돈 빌린 주체)를 포함한 것은 청주시가 청주시에 배상한다는 의미여서 삭제해야 한다. 청주시가 손해배상까지 부담하는 만큼 PFV(차주)를 청주시가 주도하도록 협약서를 고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이춘배 청주시 단지조성과장은 "16개월 내에 착공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문제가 없고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상황도 없을 것이다. 수수료와 금리는 금융권과 더 협의하겠다. 추가 조건이 더 나오면 수용하기 어렵다"며 동의안 통과를 요청했다.

도시건설위는 그러나 의견 조정을 위해 10여분간 정회한 끝에 17일 2차 도시건설위원회를 개회해 계속 심사하기로 하고, 이날 상임위를 산회했다.

하지만 동의안 처리 자체를 반대한 의원이 없어 이 안건은 대주단이 요구한 조건 일부가 수정되는 선에서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