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경제자유구역청 배치 문제로 충북도와 대립각을 세워 온 경제자유구역청 충주유치위원회가 15일 충주시청 브리핑룸에서 활동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충북경제자유구역청 입지를 둘러싼 충북도와 충주간 2개월여 갈등이 충주유치위의 자진해산으로 일단락됐다.

경자구역청 충주유치추진위원회(위원장 김무식)는 15일 충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도의 독단과 독선, 소통 부재의 산물인 경자청 분산안이 충북도의회에 상정됐다"며 "더 이상의 활동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유치위를 해산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충주에코폴리스를 비롯한 경자구역 성공 여부와 모든 책임은 이시종 지사와 충북도에 있다"며 "경자구역 실패시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치위의 해산 결정은 경자청 충주 설치 요구나 유치 운동이 도민들의 폭넓은 공감대를 얻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자칫 분열과 갈등을 초래해 충북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충북도가 경제자유구역청 충주지청장의 직급을 격상시키기로 하는 등 유치위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충주유치위는 충북이 경자구역으로 지정된 직후인 지난 2월7일 발족했다. 충주 호암체육관에서 열린 결의대회에는 2500여명이 참석해 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어 서명운동과 시민대회를 잇따라 열며 경자구역청 충주 설치를 요구하는 가운데 충주시의회도 건의문을 채택해 힘을 실었다.

이에 반발한 청원이 '경자구역청 청주권 설치'를 주장하며 충주에 맞서는 양상을 보이면서 지역 갈등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청주·청원지역 50개 단체는 2월 26일 청원군청에서 유치위원회를 결성한 뒤 "경자구역청은 경자구역의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적합한 오송에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주권과 충주 양 지역의 경자구역청 유치전이 갈수록 과열되면서 지역갈등을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런 가운데 이시종 지사가 지난 달 4일 월례조회에서 "비단 옷을 입고 길을 나서자마자 진흙탕을 걷는 모양새"라고 불편한 속내를 표시했지만 경자구역청 유치전이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지 않자 이 지사는 같은 달 7일 담화문을 발표, "행정안전부가 경자구역청을 승인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며 진화에 나섰다.

행안부가 지난달 15일 경제자유구역청 설치를 승인하자 충북도는 17일 경자구역청을 도청에 설치하고 충주에 지청을 두는 것을 골자로 한 경자구역청 설치 계획을 발표했다.
 
충북도의 결정에 충주유치위는 "충주에 충북 경자청 본청이 아닌 지청 설치를 원하지 않는다"며 "이 지사가 표를 의식, 거대 도시 청주권을 눈치를 본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이 지사는 지난 5일 충주 유치위원들을 만나 충주지청의 위상을 높이는 방안을 타협안으로 내놨다. 애초 도는 청장 밑에 본부장(3급) 1명과 충주지청을 포함한 4개 부를 두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경자구역청 조례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본부장을 없애고 충주지청장의 직급을 애초 계획했던 4급에서 3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도가 경자구역청 설치를 요구했던 충주에 '퇴로'를 마련해주기 위한 조치로 해석됐다.

도의 한 관계자는 "충주지청장의 직급 상향 조정은 충주를 배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경자구역청이 초기에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지역 화합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