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박용만 선생과 함께 우리나라 독립운동계의 ‘3만’으로 평가되는 독립운동가 정순만(鄭淳萬, 1873~1911) 선생의 생애와 활동에 관한 연구논문 및 자료를 최초로 집대성한 '독립운동계의 3만 정순만'이 출간됐다.

충북대학교 사학과 박걸순 교수가 6년여의 국내·외 지역 자료수집과 분석 끝에 675쪽에 달하는 방대한 자료집을 경인문화사 이름으로 발간했다.

이 책은 사진·논문·자료편 등 3부로 구성돼 있다. 특히 이중 일제의 비밀문서는 최초로 공개되는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선생의 아들 정양필과 며느리 이화숙도 미주지역 독립운동의 공적을 인정받아 독립운동가로 포상됐는데, 그들에 관한 자료의 일부도 첨부됐다. 

정순만은 충북 청원군 옥산면 덕촌리 하동 정씨 집성촌에서 출생해 독립협회, 상동청년회 등에서 간부를 역임하며 한말 민족운동을 주도했고, 1906년 이상설·이동녕 등 동지들과 망명해 북간도와 연해주지역의 민족운동을 주도한 인물이다.

정순만은 간재 전우의 문인으로서 전기의병 참여를 시작으로 민족운동에 나섰으나 곧 개화 계몽으로 전환해 독립협회에 참여했다.

특히 상동청년회의 서기로 이승만·박용만·김구·이준·이동녕·최재학 등 동지들과 함께 멕시코 이민 참상 규탄·일제의 황무지 개간권 요구 반대투쟁·을사오조약 반대 상소투쟁·을사오적 암살 기도 등 민족운동을 주도했다. 

이후 일제의 탄압으로 더 이상 국내에서의 민족 운동이 불가능하자 1906년 봄 이상설·이동휘 등과 함께 망명길에 나서 북간도 용정에 터를 잡았다. 여기에서 이상설 등과 북간도 민족교육의 요람인 서전서숙을 개설하고 동포 자제들의 교육활동에 온 힘을 쏟았다.

1907년 4월 헤이그 특사 파견 소식을 들은 그는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로 달려갔다. 특사 사절단의 정사인 진천 출신 이상설은 선생과 국내에서부터 호형호제하면서 망명의 길을 같이 나선 동지요, 부사로 선임된 이준 또한 상동청년회에서 함께 활동하다가 투옥된 동지이기도 했다.

그 후 일제의 탄압으로 연변에서의 활동을 마감하고 연해주로 옮겨 해조신문과 대동공보의 기자 겸 주필로 한인의 계몽을 위해 크게 활약했다.

특히 1909년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처단 의거 때는 계획 단계부터 참여해 일제로부터 배후 인물로 지목 당했는데, 거사 후에는 안중근의 구명을 위해 모금에 나서는 등 적극 노력했다.

일제의 비밀문서에 따르면 그는 연해주 한인사회에서 이범윤·이갑·최봉준과 함께 유력한 파(派)의 수장으로서 '정순만파'를 이루고 있다고 파악할 정도로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1910년 그가 오발 사고로 블라디보스토크 민회장 양성춘을 쏴 죽이는 불상사가 발생해 그 대가로 1년여의 옥고를 치르고 나와 민족운동의 재기를 도모하다가 양성춘의 형과 미망인에게 처참한 복수를 당해 파란만장한 일생을 마감하고 이역만리에서 고혼이 되고 말았다.

출판기념회는 11일 오전 11시30분, 선생의 탄생 140주년을 맞아 고향인 청원군 옥산면 덕촌리 문절공 영당 앞에서 하동 정씨 문중과 정순만 선생기념사업회(가칭) 주관으로 임동철 전 충북대 총장, 김원진 광복회 충북지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다.

문의=충북대 사학과 박걸순 교수(☏043-261-3591, 010-9743-2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