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출신 실업급여 수급 더 있다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전방위적 이뤄져
일부선 “왜 문제되나” 도덕적 해이 극치
시민사회단체 “제도적 문제 … 개선해야”

전 청주부시장 K 씨에 이어 고위 공직자 출신이 실업급여를 받는 도덕불감증 사례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가 보도했다. 시민·사회단체 등은 실업급여 지급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본보 8일자 1면 보도>전 청주부시장 뿐 만 아니라 충북도 출자·출연기관에 임용돼 거액의 연봉을 받은 고위공직자 출신들도 실업급여를 수령한 것으로 본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A 씨는 2010년 5월경부터 실업급여를 받았다.

A 씨는 충북도 비서실장, 바이오산업추진단장, 농정본부장을 지낸 인물로 2007년 4월부터 2010년 4월까지 충북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본부장을 역임했다. 당시 A 씨의 연봉은 약 6800만원이었다. A 씨는 "본부장 퇴임 후 전 직장에서 고용보험을 납부했으니 고용센터에 가 실업급여 신청과 함께 심사를 받으라고 해 실업급여를 받았다”면서 “시간이 지나 수령기간과 정확한 액수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08년 7월부터 2010년 8월까지 충북학사원장을 지낸 B 씨도 퇴직 직후인 2010년 9월부터 실업급여를 받았다. B 씨는 "실업급여를 받은 것은 맞지만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충북도운수연수원 사무처장을 지낸 C씨도 퇴직후 실업급여를 받았다. 이 밖에도 충북도 출자·출연기관장에 임용된 고위공직자 출신 인사들이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실업급여를 수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출자·출연기관은 아니더라도 퇴직후 개인업체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상당수 간부 출신 공무원들도 연금수급과 함께 실업급여를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실업급여 수급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 공무원연금공단 대전지부에 따르면 실업급여와 관련해 연금정지 규정은 없다. 공단은 연금 수혜자가 근로 및 사업소득을 창출하거나 군인연금, 사학연금을 받는 경우에만 연금을 일정 비율을 감해 지급한다. 실업급여도 실직자가 근로의 대가성으로 받는 수익이 없는 한 지급하게 돼 있다.

윤승기 대전고용센터 취업지원과 팀장은 "공무원 연금은 이들이 재직기간 보험료로 지불하고 이를 퇴직 후 돌려받는 돈으로 근로의 대가성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 제도는 실업급여가 보험료 납부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재취업 준비기간 중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 취지에도 어긋난다. 고위 공직퇴직자는 거액의 연금을 받고 있는데다 구직활동도 실제 재취업으로 이어지지 않고 실업급여를 수급하기 위한 수단에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서민들의 구직을 지원하기 위한 실업급여 지급 제도에 허점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질적인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 실업급여가 지급되는가 하면 고액 연금을 받는 사람도 아무런 제재없이 2중 수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금을 받는 공무원 출신들에게는 실업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송재봉 충북NGO 센터장은 "실업급여는 구직자의 생계비 보전과 같은 것으로 300여만원의 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이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것은 도덕성의 문제"라며 "연금과 실업급여를 동시에 받는 것은 2중 수혜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청주고용센터에서 만난 구직자 박모(56) 씨는 "연금으로 수백만원을 받는 사람이 뭐가 아쉬워 실업급여를 받았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사람들에게까지 실업급여를 주기보다는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서민들에게 더 지원을 해 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경유소주, 충북도내 소주전쟁 촉발
충북소주, 검출 내용 홍보… 참이슬 판매 급감
하이트진로 “경쟁사 불법적인 행태 고소 검토”

하이트진로(주) 참이슬의 경유검출 사건으로 경쟁업체인 충북소주가 시장탈환을 위한 총력전을 펼치면서 소주전쟁이 시작됐다고 충청매일 고영진기자가 보도했다.

지난달 3일 오후 8시30분께 청주시 흥덕구의 한 음식점에서 ‘소주병에서 휘발유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원인을 명쾌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충북도내 소주시장에서 진로 참이슬과 경쟁관계에 있는 ‘시원’ 브랜드의 충북소주가 총공세를 펴고 있다.

참이슬 경유사건을 최대한 부각시켜 도내 소주시장에서의 우위를 점하겠다는 심산이다.

특히 충북소주 측은 경유가 검출된 ‘진로’의 판매량 저하를 위해 일반음식점이나 주점 등 소주를 판매하고 있는 영업장 등을 상대로 전방위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자사 주력제품인 ‘시원’ 소주가 좋다는 홍보 뿐만이 아닌 ‘참이슬’에 경유가 검출됐고, 이러한 내용으로 보도된 언론보도나 경찰 수사내용까지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충북소주의 노력이 빛(?)을 보고 있다.

경찰이 지난 2일 국과수 성분 분석결과 ‘참이슬 소주에서 경유성분이 소량 검출됐다’고 발표한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참이슬의 판매량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각 언론사들이 이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한 3일 이후부터 소매점과 음식점들의 판매량에 적지 않은 변화가 왔다.

이러한 호기(?)를 놓칠리 없던 충북소주는 시장탈환을 위한 대반격에 나섰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충북소주 관계자들이 음식점과 주점을 일일이 방문, 참이슬에서 경유가 검출됐다는 기사 내용이 포함된 자료를 복사해 손님들에게 배포하는 등 판촉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청주시의 몇몇 유명음식점들과 주점들의 경우 최근 참이슬 판매량이 ‘뚝’ 떨어졌다.

시원과의 판매비율이 거의 비슷하거나 많았지만 며칠 전부터 참이슬 판매량이 20% 미만으로 떨어졌다는 게 업주들의 설명이다.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에서 유명 족발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56·여)는 “소주에서 경유가 나왔다고 알려진 날부터 참이슬 판매량이 떨어지더니 지금은 시원소주가 10병 중 8~9병 나간다”며 “근처 음식점 대부분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참이슬이고 시원이고 할 것 없이 술병을 연 뒤 냄새를 맡는다”며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참이슬에서 경유가 나왔다며 주문을 회피 한다”고 전했다.

하이트진로 측도 ‘가만히 앉아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하이트진로 측은 지난 3일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청주 청남경찰서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경유검출과 관련된 기사가 카카오톡과 블로그,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소비자에게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으며,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들이 악의적인 의도로 활용하는 사례도 발견된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적인 행태에 대해 형사고소를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