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총체적 난국에 빠진 오송역세권 개발사업에서 빠지기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4일 충북도 설문식 경제부지사는 기자실을 찾아 "역세권 사업예정지의 땅값이 뛰고 부동산경기가 최악이어서 공영개발도 만만지 않다"며 "계속하던 사업이라는 이유로 무리하게 끌고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같은 부지사의 발언은 공영개발에 따른 자금확보와 민자유치 등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오면 역세권 지구지정을 해제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뜻으로 풀이된다.

설 부지사는 또 "역세권 예정지 주민들이 진정으로 도시개발구역 해제를 원하는지 실무진에게 파악해 보라고 지시했다"고도 덧붙여 역세권 주민들이 지구해제를 원하고 공영개발도 어렵다면 굳이 반대를 무릅쓰며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시사했다.

충북도는 민간자본 유치에 실패하자 청주시, 청원군이 사업비의 51%(1582억원)를 확보하고 나머지 49%(1520억원)는 건설사가 대도록 하는 '부분 공영개발' 방식을 검토하고 있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대에다 청주시에서 회의론까지 나오면서 이저리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이시종 지사는 지난 3일 ‘오송역세권개발 주민대책위원회’를 만난 자리에서 “도시개발법에 따른 사업은 기초자치단체 소관”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사업의 정상 추진을 위해 민간사업자 공모 등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안 됐다”며 “이제는 청원군과 청주시가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는 도가 오송역세권사업에 들어갈 사업비 부담을 사실상 청주시와 청원군이 맡아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도의 이런 태도에 청주시와 청원군에선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게 일고 있다.

청주시의 한 관계자는 “민간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은 오송역세권이 시장에서 메리트가 없다는 뜻”이라며 “청주시와 청원군이 낼 출자금을 쉽게 회수하기 어렵고 분양 책임도 지게 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했다.

충북도의회 박문희 의원은 “도가 주관해서 사업을 진행하다 막판에 청주·청원에 떠넘기는 듯하게 비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도가 역세권 사업에 대한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범 오송역세권주민대책위원장은 “도가 10여년간 개발을 하겠다고 하다 사업추진이 어려워지자 책임을 청주시와 청원군에 떠넘기고 도망갈 구멍을 찾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오송역세권 개발사업은 2017년까지 오송역 일대 50만 1000여㎡를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오송새명과학단지등과 연계해 의료, 관광, 문화, 상업 중심지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오송역세권 개발 사업은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한 날(2011년 12월 30일)로부터 2년이 경과하는 올해 12월 말까지 사업시행자 선정, 실시계획 수립, 고시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지구지정은 자동해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