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시험 출제업무 수탁계약을 맺고 시험 출제와 채점을 전담해 온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이 올 3월말로 수탁 계약 종료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져 교사 임용시험 시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3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평가원이 최근 ‘올해부터 임용시험과 관련된 수탁계약을 철회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국 각 시·도교육청에 보냈다. 평가원은 각 시·도교육청과 수탁계약을 맺고, 1999년 초등을 시작으로 2001년부터는 중등까지 모든 신규 교원임용시험의 출제 및 채점을 맡아왔다.

그러나 교원임용시험의 응시자가 늘면서 업무는 상대적으로 증가했고, 임용시험과 관련 각종 소송이 제기되면서 이 업무를 다시 각 시·도교육청에 이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평가원 측은 "교원임용시험은 기관의 정관 및 설립 목적에 부합하지 않고, 대학수학능력시험 등 국가단위 평가 사업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명분을 들어 수탁계약 관계의 철회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전국 시·도교육감 협의회는 이날 "평가원을 대체할 만한 전문기관이 국내에 없고, 각 시·도교육청이 별도로 출제·채점할 경우 국가재원이 낭비된다"며 "평가원은 임용시험 수탁계약 중단을 즉각 취소하고, 교육부는 임용시험의 출제·채점 전문기관을 별도로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도 "임용시험의 객관성과 공평성,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는 대체기관이 국내에 없고, 교육청이 직접 출제·채점할 경우 2배 이상의 예산과 인력이 필요하다"며 "시험 출제를 위해 학기 중 수백명의 교사를 파견해야 하는 등 학생들의 학습피해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시·도공동관리위원회(신규 교사의 시험 출제·채점 및 정책연구 등에 관계된 계약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고시담당 사무관(장학관)으로 조직·운영되는 협의체)가 자체 조사한 결과 평가원이 2014학년도 초·중등 임용시험을 직접 출제·채점할 경우 230억~280억원이 소요되지만 시·도교육청이 직접하면 350억~5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부터 1차 시험이 기존 객관식에서 논술식으로 변경되면서 채점인원도 크게 늘어야 한다.

평가원이 1차 시험에 대한 채점을 진행할 경우 1500~2500명이면 되지만 교육청 차원에서는 2500~5000명 등 2배 이상의 인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평가원 관계자는 "전국 시·도교육감의 요청을 들어 올해까지는 교원임용시험 업무를 하겠지만 내년부터는 할 수 없다"며 "국가단위 평가 사업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교원의 임용시험과 장학사 시험 등을 전담할 기구가 신설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