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오송 역세권개발사업이 민간자본 유치 실패로 공영개발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하지만 공영개발 방식의 전망도 밝지 못해 사업 무산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31일 충북도에 따르면 KTX 오송역 일대 50만1000여㎡를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오송생명과학단지 등과 연계 개발하기 위해 지난 29일까지 민간자본 참여를 공모했으나 신청 업체가 없었다. 앞서 지난달 진행한 1차 공모에서도 개발사업에 투자할 민간자본이 나서지 않았다. 결국 충북도가 계획한 민간자본 유치를 통한 역세권개발은 사실상 무산된 셈이다.

도는 대안으로 도와 청원군, 청주시가 지분을 출자해 개발하는 공영개발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도와 시·군이 3100억원대로 추정되는 개발사업의 예산을 마련하기가 만만치 않아 현물 투자 방식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자치단체가 도·시·군유지를 내놓으면 도 출자기관인 충북개발공사가 이 부동산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거나 지방채를 발행해 개발자금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사업추진 전망이 밝지 못하다. 지방채는 담보 부동산 가치의 3배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어 정상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려면 도와 시·군은 1천억원 이상의 현물을 출자해야 한다.

청원군은 군유지인 오송읍 차이나타운 예정지 125만㎡의 현물 출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오송읍 차이나타운 예정지의 공시지가는 49억원, 자체 감정가는 124억원이다. 반면 청주시는 현물 출자를 할 부지도 마땅치 않아 공영개발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치단체가 투자 지분의 50% 이상을 갖고 나머지는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는 민·관 공동 추진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서울 용산 국제업무지구개발사업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면서 부동산 개발 심리가 얼어붙어 역세권 개발사업 전체가 무산될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토지주가 참여하는 구획정리 방식의 개발도 고려하는 등 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박인용 바이오산업국장은 "개별적으로 역세권 사업에 참여할 기업과 접촉하고 있다"며 "청주시와 청원군이 참여하는 공영개발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오송 역세권개발 예정지 주민들 가운데 조속한 개발을 원하는 주민대책위와 개발면적 축소에 반발하는 원주민대책위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집회를 가질 것으로 알려져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원주민대책위'는 이번 달 25일까지 오송화장품뷰티박람회장 주변과 오송역 등에서 역세권개발 관련 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으면 화장품박람회를 무산시키겠다는 엄포까지 놓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안팎에서는 투자비용 마련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양 대책위의 집회는 사업추진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자중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개발면적을 문제 삼기에 앞서 사업 존폐 위기를 인식하고 개발자금을 확보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오송역세권 개발사업은 2017년까지 오송역 일대 50만 1000여㎡를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오송생명과학단지등과 연계해 의료, 관광, 문화, 상업 중심지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오송역세권 개발 사업은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한 날(2011년 12월 30일)로부터 2년이 경과하는 올해 12월 말까지 사업시행자 선정, 실시계획 수립, 고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지구지정은 자동해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