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구역청 갈등 '감정싸움' 양상
이시종 지사 "바가지 깨지 말아야"
이종배 시장 "배후설, 터무니 없어"

경제자유구역청을 둘러싼 충북도와 충주지역의 갈등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충청일보 김정호 이현기자가 보도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충주지역의 반발에 대해 "바가지와 물동이를 깨는 행위"라고 지적했고, 이종배 충주시장은 경자구역청 유치활동 배후로 자신이 거론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발끈하고 나섰다.

이시종 지사는 25일 충북경제포럼특강에서 경제자유구역 사업과 관련한 질의를 받고 "물을 긷는 바가지와 물동이를 놓고 싸워 물도 긷지 못하고 바가지와 물동이만 깨는 사태가 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경제자유구역 사업의 성공을 위해) 경제인들이 앞장서서 도와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경제자유구역과 기업도시에 들어가는 청사는 수단에 불과할 뿐 목적이 아니다"라며 "기관과 청사의 입주가 주목적인 세종시, 혁신도시와 다른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경제자유구역청은 직원 40여 명의 인건비 외에 경제적 파급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이보다는 종업원이 40명인 기업을 하나 더 유치하는 것이 경제적 효과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종배 충주시장은 이날 일부 언론에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이하 경자청) 충주 유치활동의 배후로 거론된 것에 대해 "터무니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이 시장은 "경자청 유치활동은 어디까지나 충북균형발전을 열망하는 시민단체가 순수한 뜻에서 나선 것"이라며 자신을 "지역갈등의 배후로 추측하는 것은 충주시민들을 매도하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밝혔다.

공무원 동원설에 대해서도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만약 공무원노조가 순수하게 입장을 밝힌 것을 공무원 동원으로 보았다면 충주시 공무원들의 인격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경자청 분산배치안에 대해 이 시장은 "아쉽지만 이시종 지사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3년 이내에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면 지정이 자동해제되는 상황에서 백지상태인 충주에코폴리스의 개발문제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라고 본다. 또 지역균형발전이란 효율성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닌 명제라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경자청은 충주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충주유치위와 충주시공무원노조도 정치적 의도로 만들어진 해석이라며 반발했다.

김무식 유치위원장은 "도대체 지역발전을 위한 시민들의 순수한 의지를 도에서 정치적으로 몰아가는 이유가 뭔가"라며 "처음 유치위 발대식부터 지금까지 시장이나 노조와 사전 교감한 적도 없고, 오히려 시가 나서주지 않아 서운할 지경"이라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허운영 공무원노조 위원장도 "지역과 의견을 나눠 결정하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동반자가 아니라 따라오면 된다는 식으로 밀어붙여 무시당하는 서운함을 표현한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시각이야말로 정치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제자유구역청 충주 유치위원회'는 26일 충주시청 광장에서 집회를 열어 도의 경제자유구역청 설치 계획 백지화를 요구할 계획이다.

유해화학물질 전수조사 충북도 '뒷북행정' 빈축
정부보다 1주일 늦어
청주산단 전국 이목
"소극적 행정" 빈축

새 정부가 유해화학물질 사고의 근본대책 마련을 위한 전수조사를 시작한 가운데 충북도가 뒤늦게 조사계획을 발표했다고 충청타임즈 엄경철기자가 보도했다. 지난 22일 청주산업단지에서 염소 누출사고가 발생한 터라 늑장행정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충북도는 유해화학물질로부터 도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25일부터 유관기관과 유해화학물질 취급 253개 업체에 대한 합동 전수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는 금강유역환경청, 고용청, 가스공사,소방본부, 한국환경공단 등이 참여한다.

도는 오는 5월 31일까지 68일 동안 진행되는 전수조사에서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의 설치·관리 등 안전관리 분야, 누출경보시설과 누출 시 비상조치시설 등 안전장치 분야, 자체방제계획의 적정성 분야, 유독물 관리자 선임 및 운반시설의 적합여부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한다.

도의 전수조사는 정부가 지난 19일부터 전국의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들어간 것보다 1주일 늦게 시작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네 차례에 걸쳐 유해화학물질 관련 사고가 도심속에 위치한 청주산업단지에서 발생한 상황에서 도가 정부차원의 전수조사에 소극적인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윤성규 환경부장관이 정부의 전수조사 첫 날 LG화학 청주공장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환경부장관이 다녀갈 정도로 청주산업단지에서 여러 차례 사고가 발생하는 등 주목받은데다 장관 방문 3일만에 하이닉스에서 사고가 터지면서 도의 늦어진 전수조사가 도마에 올랐다.

지역경제계 관계자는 “박 대통령, 장관까지 나서서 유해화학물질 취급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등 범정부적인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가 정부의 전수조사보다 일주일 늦게 시작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며 “청주산단은 이미 크고 작은 사고가 여러 차례 발생한 곳이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함에 따라 주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어 타 지역보다 조사가 빨랐어야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도는 합동조사결과 법령위반 행위 등에 대해 관계법령에 따라 사법처리, 행정처분 등 강력 조치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이번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유해화학물질 제조, 사용, 운반과정에서 사고발생 요인이 최소화되도록 하는 등 체계적이고 안전을 우선하는 규정을 마련해 시행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청주산단 화학물질 누출 대책은 - 올들어 벌써 3번째
불산·염소가스 사고 잇따라 시민들 불안
허용 기준 5ppm 이하로 '불행중 다행'

올 들어 전국 곳곳에서 화학물질 누출 사고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충북일보 김동민기자가 보도했다. 충북도 예외는 아니다. 올 들어 청주권에서만 3차례에 걸쳐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시민들은 화학물질 누출이 왜 위험한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본보는 이에 따라 올해 발생한 청주산단 내 사례를 중심으로 화학물질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과 근본적인 대책을 집중 취재했다. 편집자주

올 들어 청주산단에서 발생한 화학물질 누출 사고는 모두 3차례다. 지난해 9월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가스 누출사고로 2천여 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치료를 받은 사례를 기억하고 있는 시민들은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툭하면 가스누출 사고

지난 1월 15일 밤 9시 53분께 청주산단 내 한 LCD 제조업체에서 PVC 파이프가 깨지면서 혼합액(불산 8%·황산 13%·물 79%)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한 근로자가 설비점검을 하던 중 발을 헛디뎌 2m 높이에서 불산 혼압액이 담긴 탱크와 연결된 PVC관 위로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당시 근로자는 혼합액에 노출돼 눈 등에 화상을 입었으나, 혼합액의 외부 유출 등 2차 피해는 없었다.

지난 2월 18일 낮 12시37분께 청주시 흥덕구 송정동 SK이노베이션 청주공장에서 근로자 박모(29)씨 등 2명이 가스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은 휘발성 액체인 '메틸렌 클로라이드' 가스를 흡입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지난 22일 오전 10시 10분께 청주산단 내 SK하이닉스 청주공장 M8라인에서 1.8ppm에 달하는 염소 0.17g 가량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SK하이닉스측은 "비메모리 라인인 M8라인에서 식각장비에 연결된 느슨한 가스 라인의 밸브공사를 위해 협력업체 직원 4명과 직원 1명이 공사를 진행하던 중 '배관 매듭(Union)' 사이로 30초 가량 염소가스가 누출됐다"고 말했다.

◇법정 배출허용 기준 이하

최근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화학물질은 불산과 염소 등이다. 불산 원액은 19.4도가 끓는 점으로 겨울철보다 여름철에 기체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불산가스 누출시 대형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하지만, 충북에서는 불산과 염소 등의 원액을 사용하는 업체는 거의 없다. 경북 구미의 불산가스 누출은 농도 90% 이상의 원액에 가까웠다. 이 때문에 구미지역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청주산업단지 내에서 사용하는 불산·염소가스는 대부분 10~50% 가량 중화된 제품이다. 이를 액체상태로 탱크와 드럼통에 밀폐시켰다가 작업시 사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업체들은 2중·3중의 정화장치를 설치하고 관리하고 있다. 작업에 사용한 불산·염소가스가 대기권으로 배출되기 위해서는 2중·3중 정화장치를 거쳐 스크러버(Scrubber)를 거쳐야 한다.

현재 스크러버를 통해 배출되는 화학물질의 법정 허용기준은 5ppm이다. 올 들어 청주에서 발생한 화학물질 누출사고는 5ppm을 초과한 사례는 없었다.

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의 한 관계자는 "전국의 사업장에서 불산과 염소 등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필요악'으로 볼 수 있다"며 "청주에서 발생한 화학물질 누출사고는 다행히 인체에 해를 입힐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향후 중·대형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특별한 대책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시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전국 곳곳에서 발생되고 있는 화학물질 사고로 국민들의 우려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화학물질 사용 사업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는 등 사고예방에 나서고 있다"며 "시민들도 이제는 화학물질 사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보다는 사고의 원인과 과정, 그리고 피해예방을 위한 정확한 방법을 숙지하고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