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함께 결혼식이 이어진다. 년초에 결혼 주례를 부탁 받았다. 양가 아버지가 모두 교육자이시며 신랑, 신부는 의사와 간호사로 반듯하게 교육적으로 잘 가르친 사회의 모본 가정이다. 덕망과 학식이 높은 분들도 주위에 많으실텐데 소자에게 부탁하여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고 한편으로는 기쁨이였다.

인생 60줄에 서면 가장 많이 받는 초청장이 부모喪과 자녀 혼사의 일이다. 둘 다 사람이 한평생 살아가면서 너무나 소중하고 의미있는 人倫之大事이다.

결혼은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 남과 여, 필남과 필부가 만나 둘이 하나 되어 부부로 합쳐 사랑으로 생명을 잉태하게 하는 것은 오묘와 신비를 경험하는 성스럽고 경이로운 일이다. 남과 여는 각각 자신이 선택하여 가정을 이루게 되지만 옛 어른들은 혼사는 하늘이 짝지어 준 것이 분명하다고 믿고 한평생을 살았다.

지금은 그런 관념이 점점 사라지고 자기 자신의 편의주의와 개인주의를 강조하여 올려진 결혼도 쉽게 깨고 남남으로 헤어지는 안타까움이 있다. 미국은 어떤 산업보다 이혼산업이 융성하고 있다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도 이런 추세가 코 앞에 도래한 것 같아 섬뜻함을 느끼게 한다.

결혼의 의식이 경건하고 엄숙하고 진지하게 다소 긴장감이 넘치게 치루어져야 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종종 예사롭게 결혼식에서 이벤트 한다고 하면서 아이들 장난치는 것처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을 볼 때는 씁쓰레 하고 결혼생활에서 쉽게 무너지는 한 요인이 되겠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주례를 진행하면서 조금 더 진지하고 더 거룩한 예식으로 이끌기 위해 형식보다는 의미를 생각해서 준비했다. 성혼선언에서도 간단한 형식으로 묻고 답하는 것에서 신랑, 신부가 직접 자신이 결혼에 임하는 맹세로 혼인서약을 준비해서 읽고 서로 교환하였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성경에 손을 엎고 대통령 직임을 서약하는 것 이상으로 신랑, 신부의 혼인서약은 정말 소중하게 간직되어야 함을 알게 하기 위해서이다. 소자의 아이가 결혼한다고 생각하여 그들에게 소자의 결혼생활을 반추하면서 결혼생활의 잘잘못을 기억하여 꼭 들러주고 싶은 경험의 말을 준비했다.

첫째, 신랑은 총각으로 있던 남자가 죽고, 한 여자의 남편으로 다시 태어나고, 신부는 처녀로 있던 여자가 죽고 한 남자의 아내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둘째, 창조주는 바라는 배필이 아닌 돕는 배필을 주셨으니 상대에게 돕는 배필이 되기로 결심하십시요. 이타적인 사랑은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마력이 있다. 셋째, 오늘 이사랑 죽을 때까지 지속할 수 있는 비결은 상대의 결점까지 사랑할 때 비로소 가능합니다. 넷째, 양가 부모님을 공경하십시요. 孝는 백행의 근본입니다. 나의 나 됨은 전적으로 부모님의 은혜입니다. 다섯째, 자기 자신과 자신의 가정만을 위할 때 영혼이 가정이 병들게 됩니다. 내 생활이 나만을 위해 흘러가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나보다 못한 사람, 우리 가정보다 못한 불쌍한 이웃에게 긍휼의 손길을 펴십시요.

신랑, 신부가 양 부모님께 인사하는 순서에서도 신랑·신부가 직접 이제 두 부모님에게 글을 써서 읽고 전달하고 그 감사의 마음으로 절을 하도록 했다. 주례사를 신랑·신부를 위해서 축복과 당부를 하지만 본인들은 들뜬 마음에서 이를 귀 담아 듣지 못하고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릴 수 있다. 이 주례사 전문을 직접 신랑, 신부에게 결혼식이 마친 후 이메일이나 편지로 그들에게 보내주어서 평생 동안 그 주례사를 마음에 새길 수 있게 했다.

교역자로서 새 가정에게 영과 육의 행복을 위해 예쁘게 포장해서 "STEPS TO JESUS(생애의 빛), 부부의 행복, 습관을 바꾸면 건강하다." 책을 선물로 주었다. 이제 막 시작한 복된 가정이 이 땅에서 소천국을 이루고, 이 행복이 자신의 가정 뿐 아니라 이웃의 가정까지 펴지게 하는 아름다운 가정이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