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오송 역세권 개발 사업의 민간자본 유치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영개발이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21일 충북도에 따르면 KTX 오송역 일대 50만1천여㎡를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오송생명과학단지 등과 연계 개발하기 위해 민간 사업자 물색에 나섰으나 지난달 27일 1차 공모에 응한 업체가 한곳도 없었다. 오는 29일로 예정된 2차 공모까지 벌였지만 현재까지 신청 업체가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의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여파까지 겹치자 일각에선 '이러다 사업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도는 청주시와 청원군이 지분을 출자하고 충북개발공사가 참여하는 공영개발을 위해 청주시와 청원군에 현물투자방식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치단체가 도·시·군유지를 내놓으면 도 출자기관인 충북개발공사가 이 부동산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거나 지방채를 발행, 개발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종윤 청원군수는 21일 “오송역세권개발사업에 오송읍 차이나타운 예정지에 있는 군유지 125만㎡를 현물 출자할 계획”이라며 “공시지가는 49억4천400만원이고 감정예상가는 124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도의 요구를 받은 청주시·청원군 가운데 청원군쪽이 먼저 '구원투수'로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지만 추후 출자분을 회수하는 조건이기 때문에 청원군이 적극성을 보였다고 보긴 힘들다.

오송역세권개발사업의 추정사업비는 3102억원이다. 공영개발 방식으로 갈 경우 자본금의 3배까지 사업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북도 출자기관인 충북개발공사와 청주시, 청원군이 이 사업을 추진하려면 최소한 800억∼1000억원을 확보해야 한다.

청원군 현물 출자액은 100억∼120억원 정도로 나머지 700억∼900억원은 청주시와 개발공사, 충북도가 부담해야 한다. 문제는 이 정도의 거액을 쉽사리 투자할 만한 재정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청주시도 시유지를 현물출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마땅한 땅이 없어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장 재원을 마련할 여유가 있다손 치더라도 행정구역 통합(내년 7월)과 지방선거(내년 6월)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선뜻 나서길 꺼리는 눈치도 보인다. 결국 청주시와 청원군은 '성의를 표시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청원군 관계자는 "부동산경기 침체 등 대내외적 여건이 너무 좋지 않아 사업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더구나 지방선거까지 앞둔 마당에 거액을 투자하는 결정이 쉽게 나오겠느냐"고 말했다.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한 날(2011년 12월30일)로부터 2년이 경과하는 올해 12월말까지 사업시행자 선정, 실시계획 수립, 고시가 이뤄지지 않으면 역세권 지구지정은 자동해제된다.

앞서 도는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고 기업의 자금조달 상황도 여의치 않은 점을 고려해 역세권 개발면적을 162만3천㎡에서 64만9천㎡로 축소했다. 추정사업비도 애초 8천123억원에서 3천102억원으로 62%나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