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경제자유구역청(이하 경자구역청)의 위치를 놓고 유치 경쟁을 벌여온 청원과 충주시가 팽팽히 맞섰다.

충북도의회는 15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충북경제자유구역 활성화를 위한 대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지역 갈등 양상까지 보인 경자구역청 위치를 놓고 예상대로 청원과 충주 배치를 주장하는 논리가 정면으로 부딪쳤다.

토론 시작 전 플로어에서는 ‘충주를 대변을 하는 사람은 4명이고, 청원을 대변하는 사람은 1명으로 매우 불공평하다’는 의견을 내는 등 양 지역에서 기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충주에 소재를 둔 한국 교통대 이호식 교수는 "경자구역청이 충주에 설치되지 않으면 충주를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충주 주민이 절박한 마음으로 유치운동에 나섰다"며 "충주가 경제자유구역의 갓난아이인 점을 감안하면 경자구역청을 어디에 둬야 할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박홍윤 교통대 교수도 "경제자유구역 조성의 목적 가운데 하나가 국가 균형발전인 만큼 충북 경제자유구역을 운영할 때도 균형발전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며 "(경제자유구역청 충주유치를) 지역 이기주의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충주 유치에 힘을 실었다.

이에 맞서 차태환 청주·청원 유치위 위원장은 "패널구성을 1(청원쪽)대 4(충주쪽)로 하는 법이 어딨느냐"고 주최측을 비판한 뒤 "경자구역지정으로 충북은 발전의 대전환점을 맞이했다. 지금은 경자구역을 성공시켜 도민 삶의 질을 높여야할 때"라며 "경자청위치가 강성과 지역 이기주의에 좌우돼 선정되면 안 된다. 투자자가 접근하기 편하고 정주여건이 좋은 곳에 경자청이 들어서야하고, 인근 대전 세종까지 고려해 심사숙고해봐야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우종 도 경제통상국장은 "경자구역청 설치의 최우선 목표는 사업의 성공"이라며 "위치 선정은 충북도에 맡겨주고 기업유치 등에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대안을 제시하는 의견도 여럿 나왔다.

김정원 충청매일 편집국장은 "사업의 비중에 따라 경자구역청을 이동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이동청사론'을 제기했고, 황신모 청주대 교수는 "본청은 충북도청에 두고 분원을 충주시와 청원군에 배치하는 방안을 연구해보자"고 '2원화론'을 제시했다.

박상연 중부매일 본부장은 "충주나 청원 어느 한 곳에 경자청을 둔다면 다른 한 쪽 지역엔 반드시 반대급부(국비지원·투자자유치 등 인센티브를 의미)를 제공해 균형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인센티브론'을 내놨다.

진행을 맡은 변상욱 CBS콘텐츠본부장은 "어떤 논리를 받아들이든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은 '원스톱서비스'가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리저리 오가게 만들면 투자자는 등돌리고 떠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주유치위원회는 토론회 종료 뒤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경자구역청 설치 때 지역 균형발전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 74.5%가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