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국제업무지구개발사업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면서 충북 오송 역세권사업도 위기를 맞고 있다.

14일 충북도에 따르면 KTX 오송역 일대 50만1천여㎡를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오송생명과학단지 등과 연계해 개발하기 위해 민간 사업자를 찾고 있으나 지난달 27일 1차 공모에 응한 업체가 없었다. 이후 도는 오는 29일까지 기한을 연장하고 2차 공모에 들어갔으나 현재까지 신청 업체가 전혀 없는 상태다.

특히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린 용산 국제업무지구개발사업이 사실상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부동산 개발 심리가 얼어붙어 오송역세권사업 역시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규모 사업이 실패해 건설·부동산경기가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도와 충북개발공사가 접촉했던 기업들이 투자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가 그동안 오송역세권 사업의 유력한 투자자로 기대했던 삼성물산, 롯데관광개발은 용산 개발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발이 묶여 있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통해 사업에 참여하는 재무적 투자대상으로 꼽혔던 삼성생명도 용산에 출자했다.

이런 상황때문에 충북도 안팎에서는 오송역세권사업을 민간개발에서 공영개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비용이다. 공영개발 방식을 도입하게 되면 개발사업비 3100억원을 충북도와 충북개발공사가 함께 부담해야 한다. 이 경우 사업비를 충당하기 위해 공사채를 발행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도는 상당한 재정부담을 떠안게 된다.

충북도와 통합을 앞두고 있는 청주시, 청원군의 공동출자 형식의 공영개발방식도 검토됐으나 현실성이 없다는 분위기다. 청주시의 경우 공영개발 참여 불가 입장이고, 청원군은 현물 등의 출자규모가 수 백 억원에 달하면서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오송역세권 사업자 2차 공모 마감 때까지 투자자를 확보하기 위해 여러 업체와 접촉하고 있다"며 "그러나 용산개발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기업들이 투자에 더 신중한 자세를 보여 사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송역세권 개발사업은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한 날(2011년 12월 30일)로부터 2년이 경과하는 올 12월 말까지 사업시행자 선정, 실시계획 수립, 고시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지구지정은 자동해제된다.

앞서 도는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고 기업의 자금조달 상황도 여의치 않은 점을 고려해 역세권개발면적을 애초 162만3000㎡에서 64만9000㎡로 줄였고, 추정사업비도 애초 8123억원에서 3102억원으로 62%나 줄었다. 64만9000㎡에 포함된 오송역사와 철도용지를 빼면 실질적인 개발면적은 50만1000㎡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