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런던 올림픽에 모든 걸 집중하고 있습니다. 내년 봄에 태어날 아들 별명처럼 '대박'을 내야죠.'
한국 남자탁구의 간판스타 유승민(29·삼성생명)이 올림픽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유승민은 15일 부천 송내사회체육관에서 열린 2011 MBC 탁구 최강전 챔피언결정전 첫날 남자부 경기에서 삼성생명이 대우증권을 3-1로 꺾는 데 힘을 보탰다.

1단식에서는 윤재영(30·대우증권)에 2-3으로 졌지만 세 번째 복식 경기에서 서현덕과 조를 이뤄 최현진-윤재영 조를 3-1로 제압, 승부의 추를 기울이고 대우증권의 11연승을 저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1일 1차 리그전 첫날 경기 도중 어깨를 다쳐 2차 리그전(8~10일)을 건너뛴 유승민은 '당분간 어깨를 쓰지 말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이날 서현덕과 찰떡 호흡을 과시하며 이번 대회 복식에서 한 번도 지지 않은 대우증권에 패배를 안겼다.

경기 후 오른쪽 어깨에 얼음 주머니를 대고 인터뷰에 나선 유승민은 "런던에서 그랜드파이널스를 마치고 귀국해 바로 대회를 치르다 보니 무리가 갔던 것 같다"며 "그래도 올림픽 대표로 선발되려면 먼저 국내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전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유승민은 최근 열린 그랜드파이널스에서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8강에 오르고 단체전 대회인 지난달 월드팀컵 8강전에서는 유럽의 강호 블라디미르 삼소노프(14위·벨라루스)를 꺾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세계랭킹도 주세혁(9위·삼성생명), 오상은(12위·인삼공사)에 이어 15위를 유지하고 있다.

출전 선수 랭킹포인트를 합산해 올림픽 단체전 시드배정이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남은 한 장의 출전권을 얻는 데 유리한 위치에 오른 셈이다.

그는 "최근 컨디션이 정말 좋았다. 지금도 어깨 통증 외에는 상태가 좋다"며 어깨 부상만 나으면 거의 100% 가까이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다음주 종합선수권대회와 내년 초 선발전 때까지 최대한 내 실력을 보여 드려야 남은 한 장의 단체전 출전권을 얻을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며 "내년 초 오픈대회에서도 랭킹포인트를 더 쌓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지난 5월 화촉을 밝히고 곧 아빠가 되는 유승민은 "가정을 꾸리면서 더 안정감을 얻었다"며 최근 상승세의 배경을 전했다.

그는 "결혼한 뒤로 확실히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예전에는 급해서 마음이 앞서기도 했는데 이제는 승패나,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내가 할 것만 열심히 잘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가 내년 3월 출산하는데 내 인생에 엄청난 선물이라는 의미를 담아 태명(胎名)을 '대박이'라고 지었다"며 "꼭 올림픽 출전권을 얻어 아들 태명처럼 런던에서 대박을 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