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9범의 60대 위조범이 신분세탁을 통해 무려 38세나 많은 90대 노인 행세를 하면서 노령연금과 장수수당까지 챙겨오다가 복권을 위조해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 청주 흥덕경찰서는 5일 법원을 속여 가족관계 등의 허가를 받아 신분을 세탁한 뒤 증권과 문서 위조 등의 범행을 저지른 안 모씨(60)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안씨는 53세이던 2006년 6월 노안인 데다 이가 빠져 나이가 들어보이는 점을 악용해 91세의 고아 행세를 하며 법원에서 새로운 이름을 만든 뒤 2009년 3월 청주시 상당구청에서 새로운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아 48개월 동안 2285만원의 기초노령연금과 장수수당, 기초생계비를 받아 챙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또 지난해 말 TV 인기프로그램인 노래자랑에 참가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TV 교양프로에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범행은 지난해 12월 청주시내 복권 판매점 6곳에서 위조된 연금복권이 발견되면서 덜미를 잡혔다.

위조복권 사건을 수사하던 흥덕경찰서는 'TV에 출연한 적이 있는 90대 노인이 위조 복권을 갖고 왔다'는 제보를 입수하고 신병 확보에 나서 지난 1월 17일 안씨를 검거했다.

백발에 허연 수염, 얼굴을 뒤덮은 주름과 검버섯 탓에 경찰도 검거 당시 안 씨를 90대 노인으로 착각했다. 안 씨는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도주, 전북 완주의 한 교회에 숨어 있다가 지난달 28일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과정에서 그의 '가짜 신분'도 탄로났다. 100세 가까운 노인이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권을 정교하게 위조한 것을 의심한 경찰이 동종 전과자를 조회, 그의 진짜 신분을 찾아낸 것이다.

그러나 안 씨는 경찰에서 "나는 1살 때 버려져 고아로 살았고 1915년생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안 씨가 출소 이후 위조 범죄를 추가로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여죄를 추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