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군 지역에서 지핀 통합 청주시 청사 유치의 불씨가 청주시로 옮겨붙었다.

청주에서는 현 시청이 위치한 옛 도심이 먼저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16개 동으로 구성된 '청주시 도심 공동화 해소 대책위원회(위원장 이훈)는 4일 "청주·청원 통합시청사는 현재 시청 위치에, 서울시청 청사처럼 고층으로 신축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제안서에서 "도넛 형태인 양 지역의 중심축은 통합 전이나 후나 변함이 없다. 시간·경제적으로 편리한지, 대중교통 등 접근성은 쉬운지, 공사비를 아낄 수 있는지가 통합시 청사 위치 결정의 기준이 돼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대책위는 "청원군청이 1946년부터 청주 한복판인 북문로1가에 있는 것은 군민 전체가 이용하기에 편리하고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라며 "지역 언론 여론조사에서도 현 시청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고 설명했다.

대책위가 통합 청주시 청사로 현 시청 고수 의견을 낸 또 다른 이유는 옛 도심 공동화 때문이다.

가뜩이나 외곽 택지개발로 공동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데 버팀목이던 시청까지 시내 다른 곳이나 청원 지역으로 옮겨가면 상권 등 정주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우암동은 1990년대 3만4~5천명이던 인구가 1만3천명선으로 줄어들자 주민자치위원들을 중심으로 시청을 지키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중앙동 통장협의회도 현 시청 건물을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하고 최근 통장 서명을 받았다.

시청이 이전하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중앙로 '차 없는 거리' 상인들은 시청 존치에 더 적극적이다.

구(舊)도심의 한 상인은 "60년 전통의 주성중학교(수동)가 외곽 이전을 결정하는 등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시청이 존치되지 않으면 구도심 상권은 완전 몰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청원·청주 통합추진위원회는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을 통해 통합시청사와 구청사 위치, 4개 행정구(區) 획정, 구명칭 선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벌이고 있다.

5일에는 청원군농업기술센터에서 '청사 위치 선정 연구용역 사전 토론회'가 열린다.

청주에서는 구도심 말고는 아직 통합시 청사 유치 운동이 표면화하지 않고 있다.

사업시행자인 신영이 시에 기부한 복대동 대농지구 용지와 충북도의 각종 개발 프로젝트가 번번이 무산돼 텅 비어 있는 주중동 밀레니엄타운이 후보지로 거론되는 정도다.

반면 청원은 2개 신설 구청사까지 맞물려 활발한 유치전이 전개되고 있다.

가덕·미원·낭성·문의·남일면 이장단협의회와 주민자치위원회가 참여한 남부발전협의회는 지난해 10월부터 유치 전략을 수립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강내면도 지난해 9월 미호특구발전위원회를 구성하고 통합시 청사 유치에 도전장을 던졌다.

청주권의 새로운 발전 축으로 부상한 오송과 오창도 매번 유력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