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지자체 금고 이젠 옛말
공개경쟁 단독 응찰
시중銀 반응 시큰둥
외형보다 손익 관리
출연금·행사 부담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돼 있는 지방자치단체나 교육청, 대학 등의 공공금고에 대한 시중은행들의 반응이 시큰둥하다고 충청타임즈 남경훈기자가 보도했다.

은행들이 외형경쟁에 나서면서 한번에 많은 자금을 유치·활용할 수 있고 여기에 일정 이익까지 남기면서 금고 선정 때마다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공공금고가 요즘들어 외면받고 있다.

은행들의 경영목표가 외형성장보다는 손익관리에 맞춰지고 공공기관들이 요구하는 금리나 기여금 납부 등에 대한 부담이 훨씬 커지면서 은행들이 이들 자금에 대한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계약을 체결한 오송바이오진흥재단 금고의 경우 기존 NH농협은행이 다시 선정됐다.

130여억원의 재단 기금이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어서 금고 선정에 은행들의 참여가 예상됨에 따라 충북도는 12개 시중은행에 참여 의향서를 보내고 공개경쟁으로 입찰이 이뤄졌으나 1, 2차 선정에서 NH농협은행 단독으로 응찰했다.

지난해 말 체결된 3600여억원 규모의 청주대 주거래은행 선정도 당초 3파전으로 예상, 학교측이 다양한 조건을 내걸었으나 타 은행들은 참여하지 않은채 기존 신한은행만 단독으로 참여, 경쟁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청주시금고도 지난해 기존 NH농협은행만 참여하면서 단독으로 계약이 이뤄졌으며 나머지 군단위 금고들도 이런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에도 4000억원 규모의 충북도교육청과 500억~700억원 가량의 진천군청, 보은군청, 단양군청 등의 금고 선정과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의 재계약 등이 남아 있으나 시중은행들은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저금리 속에 지자체 등이 세수부족을 겪으면서 금리관리가 더욱 철저해져 이익이 남지 않는데다가 선정 당시 과도한 출연금으로 계약기간 내내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자체가 개최하는 크고 작은 각종 행사 때마다 입장권 판매 등 협조요청에 시달리면서 오히려 금고가 애물단지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의 공공금고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면서 지자체들도 갑을 관계로 금고은행에 모든 것을 의존하지 말고 사업파트너로 서로 윈윈하는 전략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NH농협은행 충북영업본부의 한 관계자는 “충북도 금고와 도교육청 금고를 갖고 있는 본부 영업부지점이 내부업적평가에서 지난해 내내 하위권에 머무는 등 금고가 이제는 점포 전체의 부담이 되고 있을 정도”라며 “지자체도 일방적으로 요구만 할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메리트를 주고 장기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충북본부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외형보다 내실영업이 중심이 되고 있어 과거와 같이 공공금고 경쟁에 무조건 나서지 않고 있다”며 “지자체도 은행에만 의존하지말고 수익 창출 방안 찾기에 골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파업 택시 면허취소' 정부 약발 먹힐까
각 지자체에 내달 7일까지 실적 제출요구
충북 5천대 대상… 파업 후 현재까지 0건
시·군 "증거확보 어렵고 업계 반발 우려"

지난 20일 택시법 재의결을 촉구하며 파업을 강행한 택시업계에 대해 정부가 면허취소 같은 초강경 행정처분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실제 약발이 먹힐지는 미지수다고 충북일보 임장규기자가 보도했다.

각 지자체가 증거자료 확보의 어려움과 택시업계 반발 등을 우려해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는 파업 전부터 수차례 택시업계에 경고장을 날렸다. 불법 운행중단 땐 면허 취소, 유가보조금 지급 정지, 감차 명령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내린다고 엄포했다.

하지만 상당수 택시업계는 정부와 지자체의 경고를 묵살했다. 결국 지난 20일 불법 운행중단을 강행했다. 이날 하루 서울과 대전, 충북, 충남 등 수도권과 중부권 8개 시·도에서 4만7천880대가 시동을 껐다. 전체 참여율은 31.2%에 그쳤으나 충북은 72.2%로 높았다.

택시업계는 이날 총회에서 택시 의존도가 높은 밤 11시부터 오전 5시 사이 심야 시간대에 운행을 멈추는 '야간 운행중단' 계획에 합의했다. 일자는 국회의 법안 처리 움직임을 지켜보며 결정키로 했다.

정부는 곧바로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다음달 7일까지 지자체별로 파업 참여 택시에 대한 행정처분 실적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야간 택시 운행중단은 심야 교통취약시간에 국민을 볼모로 한 도를 넘는 비상식적인 행위로 간주하고, 모든 인력과 수단을 동원해 법령이 허용하는 최고한도의 행정처분을 내린다고 재차 경고했다.

이에 따라 충북도내 12개 시·군도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다. 택시업계에 파업 당일 운행기록일지 등을 제출하라고 한 뒤 파업 현장사진 확보에 나섰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26일. 충북도에 보고된 행정처분은 한 건도 없는 상태다. 아직까지 '조사 중'이란 말만 들릴 뿐이다. 도내 등록택시 7천63대의 72.2%가 파업에 참여했다면 5천99대가 행정처분을 받아야 한다.

정부가 마지노선으로 정한 3월7일까진 10여일이 남았다. 과연 몇 대가 행정처분을 받을까. 익명의 지자체 관계자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회 장소였던 서울시가 아닌 이상 파업 현장사진을 확보하기 어려운데다 운행일지는 조작이 쉬워 증거 색출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란 설명이다.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도 두려운 존재다. 만약 대규모 행정처분에 반발해 또 다시 파업이나 집회라도 이뤄진다면 행정기관만 골치 아파지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12개 시·군이 나름 조사 중이라 하니 3월7일까지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다"며 "각종 어려움이 있더라도 시민의 발을 볼모로 불법 파업한 택시를 어떤 지자체가 법대로 처리할지 지켜보겠다"고 했다.